전통시장·도심상가·골목까지… 제주 상권 3곳에 85억원 투입
중기부 상권 공모사업 3개 선정
동문재래시장, 백년시장 육성
서귀포중심상가, 글로컬 상권 도약
플레이사계, 유망골목상권 선정
국비·도비 50%씩 매칭해 지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전통시장과 도심상가, 골목상권에 올해 하반기부터 85억원이 투입된다. 관광객이 몰리는 일부 상권과 주민 생활상권을 따로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제주의 역사성과 로컬 콘텐츠, 골목 창업을 묶어 상권 체질을 바꾸는 실험이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6년 지역상권 육성사업'과 '백년시장 육성사업', '유망골목상권 육성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제주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 12월까지 모두 85억원이 투입된다. 재원은 국비 50%, 도비 50% 매칭 방식으로 마련된다.
선정된 상권은 3곳이다. 동문재래시장은 백년시장 육성사업, 서귀포중심상가는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 플레이사계는 유망골목상권 육성사업 대상지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공모의 의미는 단순한 예산 확보에만 있지 않다. 제주 상권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동문재래시장은 제주 대표 전통시장으로 역사성과 생활성이 강하다. 서귀포중심상가는 원도심 관광·문화 자원과 연결되는 도심상권이다. 플레이사계는 로컬 창업과 체류형 관광 흐름을 기반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골목상권이다.
동문재래시장이 선정된 백년시장 육성사업은 2년간 최대 3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오랜 역사와 고유 문화를 가진 전통시장을 지역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장의 이야기와 상징성을 발굴하고, 공간 조성과 특화상품 개발, 체험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동문재래시장이 보유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브랜드화하고, 시장 안팎의 매력적인 공간 조성과 특화상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광객 방문이 많은 시장이라는 기존 강점에 지역성 있는 콘텐츠를 더해 대한민국 대표 명품 전통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서귀포중심상가는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2년간 최대 50억원이 지원된다. 지역의 로컬 자원과 관광,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외국인 관광객까지 겨냥하는 상권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서귀포중심상가는 이중섭거리와 명동로거리, 매일올레시장 등과 가까운 도심 상권의 중심축이다. 제주도는 서귀포만의 로컬 문화와 관광자원, 케이(K)-콘텐츠를 결합해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찾는 글로벌 친화형 상권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플레이사계는 유망골목상권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올해 단년도 사업으로 최대 5억원을 지원한다. 플레이사계에는 로컬 창업 지원, 마케팅·브랜딩 강화, 이용 편의 인프라 확충 등이 추진된다.
플레이사계는 대형 상권보다 지역 감성과 체류형 소비가 중요한 골목상권이다. 개별 점포의 경쟁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권 전체의 브랜드를 만들고 창업자와 상인, 방문객을 연결하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과제다.
제주도는 기존 상권 활성화 사업과 이번 신규 공모사업을 연계해 상권 간 동반 성장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제주시에서는 2024년 선정된 원도심 상권활성화 사업과 이번 동문재래시장 백년시장 육성사업을 연결한다. 칠성로, 중앙지하상가, 중앙로 일대와 동문재래시장을 묶어 제주 원도심 상권의 체류성과 소비 동선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서귀포시에서는 2025년 선정된 이중섭거리·명동로거리 상권활성화 사업과 이번 서귀포중심상가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을 연계한다. 예술·문화 거리와 도심상가, 관광 동선을 함께 설계하면 서귀포 원도심 상권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성과는 행정만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주도와 행정시, 상인회, 로컬크리에이터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상권별 현장 수요와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상권 지원사업이 실제 효과를 내려면 공공 예산보다 현장 상인의 참여와 로컬 기획자의 실행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 상권의 과제는 분명하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관광 패턴 변화, 임대료 부담, 인력난이 겹치면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예전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먹거리와 쇼핑 중심의 상권을 문화, 체험, 브랜드, 야간 콘텐츠와 연결해야 체류 시간이 늘고 소비도 확장된다.
제주의 경우 상권 활성화가 관광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객이 특정 명소만 둘러보고 빠져나가는 구조에서는 지역 상인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동문재래시장과 서귀포중심상가, 플레이사계가 각자의 매력을 갖고 연결될 때 관광 소비가 지역 안에서 더 오래 머물 수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전통시장과 도심상가, 골목상권을 연계해 제주형 상권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