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시대, 지방외교 해법 묻는다… 제주포럼 '글로컬 협력' 조명
24~26일 제21회 제주포럼 개최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 대주제
총 68개 세션 중 지방 역할 6개 세션
제주평화인권헌장·인권 거버넌스 논의
SDGs 지역 실행·공동 설계 모델 모색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시대에 지방정부의 역할을 다시 묻는 논의가 제주에서 열린다. 평화와 인권, 지속가능발전, 기후·에너지, 문화·인도적 협력처럼 중앙정부 외교만으로 풀기 어려운 의제를 지역 실행과 국제 협력의 관점에서 다루는 자리다.
17일 제주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은 오는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분열의 시대, 협력의 재구상'을 대주제로 열린다. 올해 포럼에서는 모두 68개 세션이 진행된다.
특히 올해 제주포럼은 '글로컬 시대, 지방의 역할'을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잡았다. 글로컬은 글로벌과 로컬을 결합한 개념이다. 기후위기, 인권, 지속가능발전, 이주, 평화교육 같은 세계적 의제가 실제 시민의 삶 속에서 작동하려면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실행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제주포럼은 이와 관련해 모두 6개의 세션을 마련한다. 지방정부의 국제적 역할과 협력 전략, 기후·에너지·문화·인도적 협력 분야에서 지역이 어떤 실천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가 주요 논점이다.
대표 세션은 6월 24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50분까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는 '기억에서 권리로: 제주평화인권헌장과 지방정부 인권 거버넌스의 실천적 전환'이다.
이 세션은 제주평화인권헌장의 제정 의미와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평화와 인권을 행정의 실질적 기준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4·3의 기억과 평화의 가치를 권리와 제도, 행정 기준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참석자는 이성훈 외교부 인권평화민주주의대사,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 김기곤 광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트니케 노바 시지로 파라마디나대학교 외교대학원 교수 등이다.
이들은 제주평화인권헌장의 의미와 과제를 공유하고, 인권 기반 거버넌스 구축과 '제주형 인권지방화'의 발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세션이 주목되는 이유는 제주가 가진 역사적 맥락 때문이다. 제주4·3은 국가폭력과 화해, 치유, 평화교육의 의제를 함께 안고 있다. 제주평화인권헌장은 이런 기억을 선언에 머물게 하지 않고 행정과 정책, 시민 삶의 기준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을 위한 지방정부·민간·시민사회의 역할을 다루는 세션도 마련된다. 6월 26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50분까지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가 주최하는 '참여에서 공동 설계로: 글로벌 의제와 지역 실행의 연결' 세션이다.
이 세션의 초점은 글로벌 의제와 지역 실행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SDGs는 빈곤, 불평등, 기후, 교육, 도시, 평화와 제도 등 전 세계 공통 과제를 담고 있지만, 실제 변화는 지역 정책과 시민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다. 논의의 방향도 단순 참여를 넘어 지역사회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함께 만드는 공동 설계 모델에 맞춰져 있다.
참석자는 신성철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 소장, 니암 콜리어-스미스 유엔개발계획(UNDP) 태국 주재 상주대표, 김기환 제주도의회 의원,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 대표이사, 아드리아나 로페스 멘도사 유엔훈련연구기구 글로벌 코디네이터 등이다.
이 세션은 지방정부와 국제기구, 의회,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지속가능발전의 실행 방식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정이 정책을 만들고 시민이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경험과 현장 수요를 국제 의제와 연결하는 협력 구조를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 제주포럼의 글로컬 의제는 포럼 전체 대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지정학적 갈등, 경제·기술의 분절화, 다자협력의 약화 속에서 협력을 다시 설계하려면 국가 간 외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이 가진 현장성과 실험성이 국제 협력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는 이 논의에 적합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정체성, 4·3을 통한 평화·인권 담론, 섬 지역의 기후·에너지 전환 과제, 관광과 문화교류 경험이 함께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제주포럼이 지방정부의 역할을 별도 의제로 다루는 것은 제주가 지역 현안을 국제적 언어로 번역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건은 포럼 이후의 실행력이다. 인권 거버넌스와 지속가능발전은 선언보다 제도와 예산, 시민 참여, 평가 체계가 뒤따라야 힘을 얻는다. 제주평화인권헌장이 행정 기준으로 작동하고, SDGs가 지역 정책과 연결되려면 지방정부와 의회, 시민사회, 국제기구의 협력이 지속돼야 한다.
제주포럼 사무국은 이번 관련 세션을 통해 지방정부의 국제적 역할과 글로컬 협력 전략을 모색하고, 제주가 평화와 인권, 지속가능발전 의제를 지역 실행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