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압수물 분석' 돌입한 합수본...'투표용지 부족' 관계자 조사 본격화
실무진 참고인 조사 병행..."고의성 입증 여전히 난제"
[파이낸셜뉴스]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압수물 분석에 착수하고 관련자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현재는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혐의가 특정된 상황은 아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정 만으로 형사처벌로까지 이어지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합수본은 최근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수본은 시민단체 등의 고발을 토대로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무유기 혐의 등을 적용해 서버 자료와 투표용지 인쇄 계획 관련 문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미 압수된 물품 위주로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도 남아있다.
합수본은 현재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 관계자와 선관위 실무진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관리원을 맡았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조사 중이다. 다만 출국금지 조치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주요 보직자에 대한 소환조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과정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합수본은 이날 중 파견 인력 전원이 서울중앙지검 내 사무실로 이동을 마무리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수사팀은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기존 대비 50% 수준으로 축소한 경위와 이후 대응 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혐의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죄명 역시 고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향후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따라 적용 혐의가 변경되거나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청장 출신 A변호사는 "수사 초기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관계자 진술과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최종적으로 어떤 죄명을 적용할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혐의가 명확해질 경우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직무유기나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드러난 사정만으로는 선관위의 업무상 과실이나 대응 미흡은 문제될 수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갖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의도적으로 유발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여전히 '고의성 입증'이 문턱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강제수사를 통한 진상규명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변호사는 "합수본은 압수수색과 자료 확보 등 강제수사 권한을 갖고 있어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형사처벌 여부를 떠나 의사결정 과정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