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하정우 전 수석 "제주, AI 초연결 생태계 최적지… 섬 전체가 테스트베드"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수위, 16일 제주한라대서 AX 특강
"AI가 제주 삶·산업·공공서비스 바꿀 것"
에너지·관광·해양·우주 데이터 연결 제안
위성곤 "AX로 제주 대전환 도전"
AI데이터센터·과기원 연합캠퍼스 구상도 제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16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AX 대전환, 제주의 내일을 말하다’ 특강에서 제주 AX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하 전 수석은 제주가 인공지능 기반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제공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16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AX 대전환, 제주의 내일을 말하다’ 특강에서 제주 AX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하 전 수석은 제주가 인공지능 기반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인공지능(AI) 전환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 독립 전력망, 관광·농수산 데이터, 재생에너지와 해양·우주 산업 기반을 하나로 묶으면 제주 전체가 AI 기반 초연결 생태계로 설계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16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초청해 'AX 대전환, 제주의 내일을 말하다' 특강을 열었다.

이날 강연의 핵심은 AI를 산업 하나의 기술로 볼 것이 아니라 제주 삶과 산업, 공공서비스를 다시 연결하는 운영체계로 봐야 한다는 데 있었다. 하 전 수석은 AI가 제주도민의 삶을 실제로 어떻게 낫게 할 수 있는지를 강연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AX는 AI Transformation의 줄임말이다. 디지털 전환이 행정과 산업을 온라인화하는 과정이었다면, AX는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읽고 판단하고 실행하도록 산업과 행정, 생활 서비스를 다시 설계하는 단계다. 하 전 수석은 이를 "모든 산업과 일상을 AI로 연결하는 거대한 신경망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가 AX 대전환을 실증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봤다. 하 전 수석은 "제주는 섬 자체가 완벽한 실증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자체 독립 전력망을 가졌고, 관광과 농수산 등 쌓여 있는 데이터가 있다"며 "여기에 우주와 해양산업 기반 등이 갖춰져 AI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AI에 대한 쉬운 설명도 이어졌다. 하 전 수석은 AI를 "데이터를 보고, 말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기술"로 풀었다. 최근 AI가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서 예약, 분석, 민원처리까지 스스로 계획하고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이버 공간을 넘어 로봇, 자율주행, 드론, 스마트팜처럼 물리적 현실을 움직이는 '피지컬 AI'도 제주 AX의 확장 영역으로 제시됐다. AI가 행정 문서 작성이나 챗봇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농업 현장, 관광 서비스, 교통, 돌봄, 에너지 관리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특강 자료 첫 화면. 하 전 수석은 제주가 고립형 섬 환경과 독립 전력망, 관광·농수산 데이터, 해양·우주 산업 기반을 갖춘 AI 실증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사진=특강 자료 갈무리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특강 자료 첫 화면. 하 전 수석은 제주가 고립형 섬 환경과 독립 전력망, 관광·농수산 데이터, 해양·우주 산업 기반을 갖춘 AI 실증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사진=특강 자료 갈무리

제주가 주목해야 할 분야로는 에너지 전환이 먼저 거론됐다. 하 전 수석은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관점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최대한 빨리 가보자는 게 국가 정책 방향이고, 이를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하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분산에너지, 데이터센터를 결합하면 제주형 에너지 AI 실증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제안이다.

관광과 농수산, 해양, 우주, 의료·돌봄도 별개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야 한다고 했다. 관광객 이동 데이터, 농수산 생산·유통 데이터, 해양환경 데이터, 공공서비스 데이터를 연결하면 AI가 제주 산업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연에는 '제주 AX: 인재와 미래산업이 모이는 초연결 지능 생태계'라는 구상도 담겼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과 맞물려 제주를 AI가 설계하는 지방 주도 성장의 실증무대로 만들자는 취지다. 하 전 수석은 "제주 AX가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인재, 산업, 연구, 행정, 생활서비스를 연결하는 큰 설계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의 성공 사례가 국가의 성공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가 AI 전환의 작은 실험실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역에서 AX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AX 대전환 공약도 강연의 주요 축이었다. 위 당선인은 인사말에서 "AI 전환을 통해 제주를 대전환하자는 의미를 담아 제주 AX 대전환 공약을 만들었다"며 "변방의 섬 제주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필요하고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 당선인의 구상은 기업과 1차산업, 관광서비스업, 행정 등 전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데 맞춰져 있다. AX를 동력으로 AI데이터센터 유치, 4대 과기원 연합캠퍼스 유치, 제주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해 제주를 미래 첨단산업 전진기지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하 전 수석은 제주과학기술원 설립과 4대 과기원 연합캠퍼스 유치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연구 분야가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믹스 전반, 데이터센터, 해양과 우주, 전기차를 포함한 관광과 1차산업 플랫폼 연구는 여기서밖에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는 교수들이 올 수밖에 없고, 제주는 무비자가 가능하다는 매력이 있다"며 "4대 과기원과 제주대 융합캠퍼스 등 협력을 통해 더 확장되면 제주를 연구자들의 런케이션 성지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16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초청 특강 ‘AX 대전환, 제주의 내일을 말하다’를 진행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제공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16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초청 특강 ‘AX 대전환, 제주의 내일을 말하다’를 진행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제공

강연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의 속도도 강조됐다. 하 전 수석은 "AI가 코딩, 수학, 과학, 멀티모달 성능에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며 "기업 소프트웨어도 하나의 AI 업무 운영체계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국가 전략자산으로 관리되는 흐름이 시작된 만큼 지역도 자체적으로 AI를 개발·운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한국의 강점도 언급됐다. 하 전 수석은 "한국이 자체 AI 모델, AI 특허 수, 메모리 반도체, 통신 인프라에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AI 경쟁에서 관건은 기술 보유 자체보다 현장에서 AI를 확산하고 산업에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짚었다.

제주 AX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면 전력과 냉각, 입지, 주민 수용성 문제가 따라붙는다. 공공데이터와 민간데이터를 연결하려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거버넌스도 필요하다. 과기원 연합캠퍼스나 제주과학기술원 구상 역시 중앙정부와 대학, 연구기관, 기업의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날 강연이 던진 메시지는 제주 미래전략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관광과 1차산업 중심의 기존 성장 전략만으로는 청년 인재 유입과 산업 고도화를 이끌기 어렵다. AI를 에너지, 관광, 농수산, 해양, 우주, 돌봄을 연결하는 기반 기술로 볼 때 제주형 성장 전략의 폭도 넓어진다.

위 당선인은 "세계적인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원 모델을 바탕으로 제주과학기술원 설립 등 새로운 지역 비전 전략을 만들고 있다"며 "그 핵심이 AI"라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은 "제주는 AI 기반 초연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지역"이라며 "관광과 해양, 우주, 의료·돌봄 등 개별 아이템을 하나로 묶어 제주 AX 프로젝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기자 정보

#제주 #인공지능 #초연결 생태계 #테스트베드 #AI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