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월성원전 계속 운전하려면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4년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NDC 달성을 위해 무탄소 에너지 확대를 천명했지만, 전력 현장의 실상은 시급하기 짝이 없다. 당장 2026년 11월 월성 2호기를 시작으로 3·4호기가 차례로 운영을 정지한다. 총 2.1GW 규모의 이 원전들이 제때 전력망에 복귀하지 못한다면 연간 약 160억kwh의 청정에너지가 증발한다. 이는 24시간 상시 전력공급원으로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600만t 이상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되어 2030 NDC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월성 2·3·4호기의 계속운전이 필수다. 그러나 현행 규제제도의 모순은 월성 원전 계속운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30 NDC 달성을 위해 법제도 개선과 관련 부처의 총력 대응이 시급하다. 우선 국회와 정부는 계속운전을 가로막는 두 가지 법적 걸림돌을 시급히 제거해야 한다.
첫째, 원자력안전법상의 인허가 기산점과 기간의 개정이다. 우리나라는 계속운전 허가 기간을 10년으로 묶어두고 있으며, 그마저도 과거의 '설계수명 만료일'부터 소급하여 계산한다. 월성 원전은 계속운전을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압력관을 교체해야 한다. 인허가 심사와 자재 조달, 시공에 수년이 소요되어 막상 재가동을 하더라도 정작 운전할 수 있는 기간은 6~7년에 불과하다. 6~7년 운전으로는 투자 대비 경제성이 나오기 힘들다. 미국처럼 계속운전 승인 후 '새 면허 발효일'부터 기간을 기산하거나 일본처럼 '정지 기간을 수명에서 제외'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또한 계속운전 허가 기간을 20년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사업자가 투자를 감행할 수 있다.
둘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내 독소조항의 개정이 병행돼야 한다. 특별법 제36조 제6항은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의 용량을 원전의 '설계수명 기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양'으로 제한하고 있다. 월성 원전은 이미 1992년부터 부지 내 임시저장을 아무런 안전 문제 없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조항으로 인해 계속운전 허가를 받더라도 추가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저장시설을 지을 수 없다. 이 조항을 방치하면 월성 원전은 계속운전에 들어가도 2037년경 저장공간 포화로 가동을 할 수 없는 모순에 직면한다. 국회는 계속운전 등 여건 변화 시 저장용량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수력원자력은 선제적인 투자와 공급망 관리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핵심 부품의 적기 조달을 위한 '패스트 트랙' 공급망을 구축하고, 선행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물리적 공사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탄소중립 컨트롤타워로서 적기 계속운전을 위한 전방위적 정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심사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절차를 효율화하여 심사 장기화로 인한 가동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정부와 국회가 전향적인 법제도 혁신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전력공급 공백과 함께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약속도 지키기 어려워진다.
정동욱 한전국제원자력 대학원대학교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