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생리대, 모두의 건강권 위한 첫걸음
오는 7월부터 '모두의 생리대'라는 이름의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이 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올초 대통령이 제기한 생리대 가격 부담과 품질 좋은 생리대 지원의 필요성과도 맞닿아 있다. 생리대는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필수품이지만, 그동안 가격 부담과 품질에 대한 우려는 개인이 감당해야 할 사항으로 여겨져 왔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생리대가 없어 수업이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외출 중 난처한 상황을 겪거나, 비용이 부담스러워 필요한 만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일상에서 종종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생활 불편이 아니라 생리를 하는 이들의 건강권, 학습권, 노동권, 사회참여권과 연결되는 문제다.
공공생리대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생리용품은 기본적인 위생과 건강, 안전을 위해 필요한 필수 물품이다. 생리용품을 제때 사용하지 못하거나 품질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경우, 일상의 불편을 넘어 위생과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생리용품 구입 비용은 생리를 하는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부담이다. 이를 개인의 몫으로만 두지 않고 사회가 함께 줄여가는 것은 성평등 정책의 중요한 과제이다. 셋째, 생리용품 접근에는 격차가 존재한다. 청소년, 저소득층, 장애인, 노숙인, 이주민 등은 필요한 순간 생리용품을 바로 확보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공공생리대 지원은 취약계층을 포함해 생리를 하는 모든 사람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보편적 건강정책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국민의 건강권 제고와 생리대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생리대 설치 자체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생리대가 어디에 비치되어 있는지, 얼마나 쉽게 찾고 사용할 수 있는지, 제품의 품질은 적절한지, 재고 보충과 위생 관리는 안정적으로 이뤄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장애인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급기의 설치 높이, 음성 안내, 이동 동선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이용자의 접근 및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경험을 반영하고, 현장 담당자의 관리 부담과 개선 의견 등도 함께 살펴야 한다.
공공생리대 지원은 얼핏 소소한 사업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행정복지센터, 공공도서관, 역사 등 생활 공간에서 필요한 순간 누구나 부담없이 생리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는 건강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정책이다. 이번 시범사업이 더 많은 지역과 다양한 시설로 확대되어, 누구나 안심하고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