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관은 불안해" 중앙은행들, 금 본국 환수 붐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 보관하던 금을 자국으로 옮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외에 금을 보관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자각이 생긴 것이 가장 큰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인도와 프랑스 중앙은행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미국과 영국에 보관하던 금을 대거 자국으로 옮겼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뉴욕에서 금 129톤을 모두 매각하고, 그 돈으로 유럽에서 금을 매수했다. 지금은 모든 금을 국내에 보관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이 RBI는 영국은행(BOE)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보관하던 금 대부분을 본국으로 환수했다.
RBI의 보유 금 가운데 해외 보관 비중은 2023년 3월 55%에서 올 3월 22%로 떨어졌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도 최근 수년 전부, 또는 일부를 자국으로 옮겼다.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금 보유를 늘리면서 새로 사들인 금은 매수지인 런던과 뉴욕에 보관해왔다.
뉴욕은 세계 최대 금 선물 시장이 들어선 곳이고, 런던 역시 전통적인 금속 거래 본산이다. 런던의 BOE 금고에는 7000억달러(약 1056조원)어치가 넘는 금이 보관돼 있다.
미국 달러에 대한 불안 속에 금은 최근 미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외환보유 자산에 등극했다.
이 같은 본국 환수 움직임은 세계 정세 변화와 맞물려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제재가 늘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는 해외 금 보관 리스크가 높아졌다.
이날 세계금협회(WGC)가 발표한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런던과 뉴욕에 금을 보관하고 있다고 답한 중앙은행들이 1년 전보다 줄었다.
조사 대상 19%는 지난 1년 사이 자국 보관을 늘리거나 해외 보관 장소를 다변화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당시 7%에 비해 크게 늘었다.
WGC의 글로벌 중앙은행 부문 책임자 판 샤오카이는 "지정학적 우려와 자국 금에 대한 상시 접근권 확보에 대한 불안감"이 금 환수, 보관 장소 다변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독일과 이탈리아 정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보관 중인 자국 금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보관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각 중앙은행이 해외 보관소 다변화에 나선 틈을 타 싱가포르와 홍콩은 금고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싱가포르 부총리는 15일 연내 각 중앙은행을 위한 금고 서비스와 함께 금 장외 청산결제 시스템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