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 좁아진 비거주 1주택자… 학군지 전세계약 파기 속출
유주택자 가계대출 전방위 압박
전세대출 이어 신용대출도 조여
잔금 막혀 학군지 세입자 발 동동
비거주 1주택에 더 센 규제 예고
"대출 막히면 월셋집 알아봐야"
정부가 가계대출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전세 시장에서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가 축소된 데 이어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까지 일제히 줄이면서, 살던 집을 세주고 이사하려던 유주택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길이 막히면서다.
■6억에 세주고 9.5억 전세? 신용대출 문턱↑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등 학군지를 중심으로 전세 계약 해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자가를 떠나 학원가 전셋집을 구하던 이들이 신용대출을 계획만큼 받지 못하게 되면서다. 실제로 목동 아파트 전세 입주를 준비하던 A씨는 지난 주 중개사에게 "최근 전세 잔금을 치를 때 1주택자 대출이 나오지 않아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으니 자금 마련에 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7 대책에서 1주택자 전세대출한도를 2억원으로 줄인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 일환으로 시중은행들이 고연봉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한도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일례로 그동안은 6억원에 자가 세입자를 구하고 목동의 9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계약한 경우 보증금 차액 3억원 중 2억원은 전세대출로, 1억5000만원은 신용대출로 충당이 가능했다. 전세대출 간 갭이 2억원 이상인 경우는 신용대출을 '영끌' 했는데 이마저도 은행들이 당국 요청에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원까지로 줄였다. 정부가 자녀교육, 부모 봉양, 직장 이동 등 불가피한 사유는 비거주 1주택 규제 예외로 인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두 집의 보증금 갭 차이가 클 수록 수요자들은 맘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주택자인 B씨는 "면적이 더 넓고 초등학교가 가까운 아파트로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곧 대출이 막힐까봐 보증금이 낮은 월세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7월 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출을 받아 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계동의 한 중개사도 "요즘은 잔금까지 무사히 치러야 안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자부담도 높아져…위약금 분쟁도 증가
여기에 올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1년 만기 신용대출 금리도 상단이 연 6%를 넘어서는 등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 2억원으로 서울에서 추가 현금자산없이 전세대출을 받아 이사갈 수 있는 지역이 한정적"이라면서 "신용대출도 1억원이 한도인데, 금리가 기본적으로 높아서 차주들이 부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시점에는 전월세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분쟁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심 심준섭 변호사는 "정부 정책이 바뀌는 사항은 임대인에 귀책사유가 없기 때문에 계약을 깰 경우 위약금을 돌려줄 이유가 없다"며 "이런 탓에 전세 대출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내용을 특약에 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달로 예상되는 금융당국의 비거주 1주택 대출규제는 전세대출 규제가 핵심으로, 신규 전세대출 보증을 막거나 보증비율을 낮춰 전세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집값 상승의 주범을 전세대출로 지목하면서다. 유주택자의 전세대출이 막히거나 한도가 줄어든다면 전세대출 수요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ming@fnnews.com 전민경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