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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고 '매파' 드러낸 워시… 美 국채금리 치솟았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취임 첫 FOMC서 연준 개혁 의지
성명서 간소화하고 점도표 생략
포워드 가이던스 사실상 폐기 수순
AI·반도체 열풍 앞세운 日닛케이
美매파 리스크 누르고 7만선 돌파

AP 뉴시스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도쿄=이병철 서혜진 특파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사진)이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데뷔전'에서 시장 전망을 뒤엎고 매파 성향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이날 취임 첫 FOMC에서 "연준의 메시지가 시장을 왜곡했다"면서 개혁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물가 안정 임무를 완벽히 달성해 낼 때 미국 국민은 지난 5년 동안 자신들의 삶을 고달프게 짓눌렀던 인플레이션의 고통이 백미러 너머 과거의 역사로 완전히 사라졌음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매파 의지가 되살아났다는 평가다. 그는 과거 양적완화에 반대하며 연준 이사를 중도 사퇴했었다. 그는 고용에 대해선 "연준은 미국 노동시장이 대단히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고용 데이터는 매우 올바르고 좋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보다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동결 속에서도 금리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

이번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점도표는 매파적으로 이동했다.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은 3.8%로 3월의 3.4%보다 높아졌고,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올해 3.6%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자신의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아 그의 의중을 파악하긴 어려웠다. 그는 "올해 말까지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대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는 기자회견, 점도표, 회의 운영 방식, 의사록과 회의록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점도표 제시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성장과 고용은 지난 3월 전망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물가는 전쟁발 유가 충격을 반영해 대폭 상향됐다.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을 종전 2.7%에서 3.6%로 올린 것이다. 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낮췄고 실업률은 4.4%에서 4.3%로 하향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합의로 최근 배럴당 70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전쟁 여파에 한때 120달러 안팎까지 치솟은 후유증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 이미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보다 4.2% 상승하며 2023년 4월(4.9%)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만큼 물가상승 압력은 위험 수위까지 올라섰다.

워시 의장은 "고용과 물가 사이에 잔인한 양자택일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연준 본연의 임무를 정확하게 수행하면 강력한 경제성장과 낮은 물가, 탄탄한 고용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연준 개혁에 대해서도 확고했다. 시장이 연준 눈치를 보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거시 경제와 금리에 대한 연준의 입장을 살필 수 있는 핵심 지표로 평가받아 온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부터 사실상 폐기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줄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놀란 미 금융시장 vs 7만선을 돌파한 일 증시

워시 의장이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이자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2년물 미 국채금리는 0.17%p 급등한 4.21%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0.07%p 오른 4.49%로 다시 4.5%에 육박했다. "점도표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나온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한편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8일 사상 처음으로 7만선을 돌파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경고와 중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열풍을 앞세워 또 한 번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1p(1.65%) 오른 7만1053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이 차세대 첨단공정 기반 반도체의 시험 생산 돌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급격히 확산됐다. 도쿄일렉트론, 소프트뱅크그룹, 이비덴, 무라타제작소 등 AI·반도체 관련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무라타제작소는 장중 18% 넘게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소프트뱅크그룹도 5% 이상 뛰었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지속되면서 반도체와 전자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동 리스크 완화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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