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SiC 전력반도체 망치는 '킬러 결함' 정체 세계 첫 규명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 나문경 박사팀이 충남대학교 홍순구 교수팀, 분석 전문기업 호리바에스텍코리아와 공동 연구를 통해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불량인 '킬러 결함'의 내부 구조와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SiC 전력반도체는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을 견디며 전류 방향과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의 몸으로 치면 근육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고품질 반도체 제품의 대량 생산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SiC 전력반도체는 기판 위에 탄소와 실리콘 원자를 한 층씩 정교하게 쌓아 올리는 '에피택시(Epitaxy)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이는 얇은 실을 촘촘히 엮어 옷감을 짜는 과정과 유사해, 원자 배열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치명적인 불량인 '킬러 결함(적층 결함)'이 발생해 반도체 칩 전체의 수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중에서도 길이 약 1mm(머리카락 굵기의 10배)에 달하는 막대(Bar-shaped) 모양의 '사다리꼴 결함(TZD, Trapezoidal Defect)'은 칩 전체를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공동 연구팀은 1년 이상 연구를 수행한 결과, 사다리꼴 결함 내부에 사실은 최대 32층으로 구성된 다수의 결함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나아가 반도체가 제조되는 과정 중에도 결함이 에피층(반도체 물질을 층층이 쌓은 얇은 막)으로 전파되며, 더 나아가 스스로 형태를 바꾸고 확장된다는 점도 새롭게 확인했다. 이번 결과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무결점 웨이퍼 양산 수율 확보에 직접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연구계 및 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KERI 나문경 박사는 "연구원의 성과는 우리나라가 고품질 SiC 전력반도체를 양산하는 데 든든한 기술적 뼈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 혁신성을 인정받아 금속 및 무기재료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지인 '악타 머티리얼리아(Acta Materialia, JCR 상위 5% 이내, IF 10.7)'에 게재됐다.
특히 심사가 까다로워 최종 승인까지 통상 4개월 이상 소요되는 저널임에도, SiC 전력반도체 구조 결함의 근본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투고 후 단 2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게재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앞서 KERI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제22회 국제탄화규소학술대회(ICSCRM)에서도 구두 발표 4편을 포함한 총 8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최고 수준의 연구력을 입증한 바 있다.
공동 연구팀은 향후 SiC를 넘어 와이드밴드갭(WBG)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결함 생성 메커니즘을 심층 연구할 계획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