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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탓하지 않는다, 전술은 완벽했다"… 패배 앞에 방패가 된 홍명보, 희생양은 없었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뼈아픈 동선 꼬임… "미는 과정서 나온 실수, 콜 사인 파악해 볼 것"
초반 20분 버티기 성공·미드필더 장악… "우리 선수들 전술 수행 완벽했다"
남아공 핵심 2명 결장? "독기 품고 나올 것, 방심은 절대 금물" 경계령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마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했다.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마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너무나도 뼈아픈, 그래서 더 허탈한 패배였다. 하지만 사령탑은 흔들리지 않았다. 치명적인 실수로 고개를 숙인 제자들을 향해 질책 대신 방패를 자처하며 감싸 안았다. 그리고 흩어질 뻔한 팀의 집중력을 다시 한번 매섭게 끌어올리며 운명의 남아공전을 정조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강호이자 4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멕시코를 상대로 대등한 명승부를 펼쳤으나, 후반 5분 터진 단 한 번의 어이없는 사고가 승부를 갈랐다. 공중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던 골키퍼 김승규(FC도쿄)와 수비수 이기혁(강원FC)의 동선이 엉키며 공이 흘렀고, 이를 멕시코의 루이스 로모가 빈 골대에 차 넣으며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누구라도 탄식을 내뱉을 만한 대참사. 하지만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선 홍명보 감독의 입술에서는 원망이나 질책의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홍 감독은 "결과 자체는 너무나도 아쉽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쏟아부은 우리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입을 열었다. 결정적인 실점 장면에 대해서도 "수비수와 골키퍼 간에 어떤 콜 사인이 오갔는지는 정확히 확인해 봐야겠지만,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온 실수일 뿐"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오히려 홍 감독은 멕시코를 상대로 선보인 전술적 완성도에 합격점을 줬다. 그는 "멕시코가 초반부터 파상공세로 나올 것을 정확히 예측했다. 전반 20분까지는 절대로 치명적인 위치에서 볼을 뺏겨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는데, 선수들이 이 고비를 완벽하게 넘겼다"며 "그 이후부터는 완전히 우리의 리듬이었다. 멕시코 미드필더진의 창의적인 움직임도 우리 선수들이 훌륭하게 봉쇄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2승을 챙긴 멕시코가 조 1위를 확정 지으면서, 한국(1승 1패, 승점 3)은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를 치러야 한다. 상대는 체코와 1-1로 비긴 조 최하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했다.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했다.뉴스1

상황만 놓고 보면 한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남아공은 1차전 퇴장으로 징계를 받은 템바 즈와네에 이어, 체코전에서 옐로카드를 수집한 '중원 사령관' 테보호 모코에나마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척추 라인이 완전히 붕괴된 셈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차갑게 식은 머리로 '경계령'을 내렸다.

그는 "상대의 주축 선수가 빠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위기에 몰린 상대가 정신적으로 더 단단하게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앞선 두 경기를 분석해 본 결과, 남아공의 스피드는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결의를 다졌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날아간 승점. 그러나 후회할 시간은 없다. 홍명보호는 다가오는 25일 오전 10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2강 티켓을 건 운명의 단두대 매치에 나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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