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피에 올라탄 '빚투'…코스피 7000→9000 달릴 때 2.4조 늘었다
신용융자 38조 육박, 상승장 추격매수 확산
코스피 신용융자 4.3조 증가...코스닥은 2조 감소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함께 불어났다. 과거처럼 주가가 급락했을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보다 상승세가 확인된 뒤 신용거래를 활용해 추격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승 랠리 편승한 '빚투'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지난 5월 6일의 35조4297억원보다 2조3708억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상승장이 이어질수록 신용융자 규모도 함께 늘어나는 모습이 뚜렷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 올해 1월 27일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한 이후 18거래일 만인 2월 25일 6000선, 5월 6일 7000선, 5월 26일 8000선을 차례로 넘어선 뒤 지난 18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9000선에 안착했다.
같은 기간 신용융자 잔고는 5월 6일 35조4297억원에서 5월 26일 36조2547억원, 6월 17일 37조800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수가 오를수록 투자자들이 더 많은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를 '추격 매수형 빚투'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주가 급락 이후 저가 매수 목적으로 신용거래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상승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모 현상' 심화
신용자금은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5월 6일 24조5008억원에서 6월 17일 28조8432억원으로 4조34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10조9289억원에서 8조957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랠리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수십조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 신용거래 잔액이 2025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용거래 확대가 유가증권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AI·반도체·조선·방산 등 주도 업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레버리지 확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용거래 확대 배경으로 △개인 투자자 참여 증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확산 △대체 투자처 부족 등을 꼽았다.
신용거래는 담보가치가 주가에 연동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르면 추가 매수 여력이 생겨 상승세를 강화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낮아지면서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강제 매도가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시장 하락폭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승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AI 반도체 랠리가 주도하고 있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른 뒤에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신용을 늘리고 있다"며 "시장이 상승할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조정이 시작되면 반대매매 부담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장은 저가 매수보다 추격 매수 성격이 강하다"며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신용융자 규모도 38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향후 시장이 흔들릴 경우 레버리지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