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교황에 北·DMZ 방문요청"…트럼프 90분 대화도(종합)
이 대통령, 유럽·G7 순방 결과 춘추관서 직접 브리핑
교황 단독 면담서 내년 방북 공식 요청 언급
G7서 트럼프 대통령과 90분 만찬 대화 공개도
북핵 단계적 접근 제안에 트럼프 "충분히 고민"
트럼프, 李에 "군함 10척 빨리 건조 가능한가" 질문도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레오 14세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교황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한반도 긴장 완화와 지속가능한 평화 정착을 위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한반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황께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 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교황이 되시기 전에 대한민국을 다섯 차례 방문하셨다고 한다"면서 "DMZ도 방문하셨던 것 같고,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레오 14게 교황이 한국에 각별한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제게 검은 시계를 보여주면서 '이게 뭔지 아느냐. 삼성 시계다. 전화기도 갤럭시를 쓴다. 자동차도 현대차를 탄다'고 말씀하시더라"고 언급했다.
앞서 한국인으로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추기경은 이 대통령의 교황 단독 면담 하루 전날인 지난 14일 바티칸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님이 방북하신다는 건, 초청하면 가신다고 했다"면서 "북한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님이 미국 분이니까 미국 추기경님들의 교회나 이쪽 협력이 있고 그러면 옛날보다는 북한 관계, 북미관계 트는데 조금 역할 하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유 추기경이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에 참석해 6·15 남북공동선언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교황의 방북 성사를 위해 북한을 설득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현실은 북한과의 모든 소통 수단은 단절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강력한 국방력으로 북한을 억지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언제든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괜히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대결 정책을 취해서 적대가 강화되고 충돌의 위험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면담에서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을 임명해 달라는 한국 천주교계의 염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이에 교황도 아직 자신이 임명한 추기경이 없다며 "만약 새로 추기경을 임명하게 된다면 한국의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핵 문제를 두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도 아마 14일인가 며칠 전에 김정은 위원장하고 함께했던 사진을 SNS에 올렸다"며 "그 말씀도 하시더라. 자기가 올렸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제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될 때가 됐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공식 사진 촬영 때도 이 대통령에게 먼저 북한 문제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공동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처음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도 먼저 '북한 문제 어떻게 돼가요'라고 물어보셨다"며 "갑자기 사진 촬영 시간에 북한과 한반도 문제를 잠깐 얘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일정 수 이상의 핵무기를 현실적으로 이미 가지고 있는 것 같고, 1년에 10개에서 20개 정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계속 생산해 내고 있다"며 "ICBM 기술도 재진입 기술 정도의 마지막 단계까지 거의 다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현실적으로 물리적으로 막을 수가 없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북러 간 군사협력을 하면서 제재의 실효성이 매우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가 조금만 지원해도 북한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된다며 "국제 제재가 의미가 없다. 이제는 핵물질 추가 개발 또는 미사일 추가 개발을 중단하는 것 가지고 협상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포기하지 말되 지금 당장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단기, 중기, 장기로 가자고 설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며 충분히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지금은 이제는 김정은과의 대화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며 "가지고 계신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답답해하셨다. 저에게 방법이 뭐냐고도 물어보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고 보여지고 미국이 북한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에 기반한 구체적 대안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조선을 포함한 호혜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뜻을 같이 하고,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면서 "전에도 한번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에도 역시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겠느냐, 이런 의사를 저한테 물어봤다. 물론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가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 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당연히 한미 협력,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말씀하셨고 저희도 그 점에 공감을 표명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도 자연스럽게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미국 군 관계자들은 국내에 있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조선소를 직접 찾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 문제는 참 황당하다"며 "국가의 근간인 민주적 기본질서를 유지하는 투표 제도와 선거 제도를 헌법이 정하는 중립기관으로서 아무 통제도 받지 않고 하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진 게 아니라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구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서도 "투표지는 원래 투표할 사람 숫자만큼 만드는 것"이라며 "동창회장 뽑을 때도 하는 것 아닌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 이런 상태로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법과 제도 정비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 외부의 감시와 견제가 어느 정도는 가능해야 하지 않느냐"며 "위원장을 저런 식으로 대법원장이 사실상 임명하는 것처럼 해서 되겠느냐. 비상임으로 해서 선거 날도 제대로 출근을 안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다만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인 만큼 일반 법률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헌법이 너무 명징하게 독립기관으로 해놨기 때문에 감시, 통제, 견제 법 제도를 만들면 위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며 "필요하다면 여야 간 의견 일치가 된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라면서도 "진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를 이용해 정치 공세를 하고 뒤로 빠지려는 것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진지한 논의를 촉구하고,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것을 봐가면서 정부도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잠실7동 투표소 앞 시위와 관련해서는 정당한 참정권 확보 요구와 불법행위를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정권 확보를 위한 시위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허위 사실을 공표하며 가짜뉴스를 남발해 사회 혼란을 획책하거나, 지나가는 사람을 검문검색하고 출입을 막아 중요한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은 업무방해"라고 지적했다. 또 "정당한 참정권 확보를 위한 주권 행사와 질서 파괴를 획책하는 범죄행위는 엄밀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엄정하게 대응할 것은 대응하고, 보호할 것은 확실히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캐나다 총리와 독일 총리는 독일 총리를 먼저 만나고 그다음에 캐나다 총리를 만났는데, 뭐 그 결과에 대해서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종합적인 판단으로는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있기는 한데, 그러나 뭐 낙관하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면서 "감을 잡기가 매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산 강국인 한국이 신뢰에 기반해 캐나다의 안보 역량 강화에 적극 기여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고, 카니 총리는 한국과의 협력 관계 형성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관련 사항을 지속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한편, 당청 관계와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당도 정부에 대해 필요하면 쓴소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럽 순방 출국 환송 불참과 이 대통령의 순방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두고 당청 갈등설이 제기된 데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과 현재 정부는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엄청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더 잘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실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성석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