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딱 하나 빼고 우리가 멕시코보다 더 잘했다"… '문어' 이영표의 탄식과 '필승' 주문
4만 홈 텃세 잠재운 54% 점유율… 멕시코 관중도 자국 팀에 쏟아낸 '야유'
지배하고도 고개 숙인 홍명보호… 치명적 '콜 사인' 미스의 뼈아픈 나비효과
비기면 32강 간다? 이영표 "축구에 그런 건 없다" 남아공전 닥공 예고
[파이낸셜뉴스] 축구공은 둥글고, 잔혹하다.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완벽하게 지배하고도 단 한 번의 어긋남으로 무릎을 꿇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축구의 역설이다. '초롱이'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멕시코전 0-1 석패를 지켜보며 짙은 아쉬움과 함께 태극전사들을 향한 위로, 그리고 뼈 있는 충고를 동시에 던졌다.
이영표 위원은 19일 홍명보호가 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에서 0-1로 패한 직후 "상대 홈팬들의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야유 속에서도,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최선을 다한 후배들을 가장 먼저 감싸 안았다.
실제로 이날 경기의 주도권은 온전히 한국의 몫이었다. 점유율 54%를 기록하며 멕시코(39%)를 압도했고, 유려한 2선 패스 플레이로 상대의 진을 뺐다. 한국의 맹공에 밀려 하프라인조차 제대로 넘지 못하는 자국 대표팀의 무기력한 모습에 멕시코 홈팬들조차 짜증 섞인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
이 위원은 "객관적인 내용만 놓고 보면, 그 결정적인 실점 장면 딱 하나를 제외하고는 한국이 멕시코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승패를 가른 것은 결국 찰나의 '소통 부재'였다. 후반 5분, 공중볼을 처리하려던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이기혁의 동선이 치명적으로 겹치면서 루이스 로모에게 결승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 위원은 "선수들 간의 콜 사인, 즉 커뮤니케이션 미스 단 하나가 부족했는데 그것이 곧바로 뼈아픈 패배로 직결됐다"며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하고도 언제든 질 수 있는 것이 축구라지만, 하필 그 잔인한 상황이 오늘 우리 대표팀에게 벌어졌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뼈아픈 일격을 당했지만, 아직 16강(32강)을 향한 희망의 불씨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한국은 오는 25일 조별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상황에서는 남아공과 무승부만 거둬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 이영표의 생각은 단호했다. 달콤한 '경우의 수'에 기대어 수비적으로 나서는 순간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다.
이 위원은 "축구라는 스포츠에 '비겨도 되는 경기'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선수들의 현재 기량이라면 남아공전에서 반드시 완승을 거두고 깔끔하게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흔들림 없는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비기려는 자는 죽고, 이기려는 자만 살아남는 토너먼트의 입구. 홍명보호의 진정한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