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공연·토론회 뒤엉킨 잠실… "서부지법 사태 기억해야"
개표소 봉쇄 후 세번째 맞은 주말
일요일 한때 체류인원 3만명 육박
안전요원 배치해 큰 혼란은 없어
체육단체 진입 시도 30차례 무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세 번째 주말을 맞았다. 비 오는 주말에도 참가자들이 경기장 출입구를 지킨 가운데, 공원에서는 대형 음악축제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토론회가 동시에 열리며 한때 수만명의 인파가 뒤섞였다.
21일 오전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000명이 모였다. 시위 17일째를 맞은 참가자들은 이날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주 체육단체 관계자와 국회의원의 현장 방문이 이어졌던 2-1 출입구에는 성조기가 빼곡히 걸려 있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초반에는 보기 어려웠던 풍경도 나타났다. 한쪽에서는 참가자들이 노끈을 엮어 태극 문양을 넣은 꽃 모양 열쇠고리를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정오가 가까워져 기온이 오르자 밤샘 농성자들이 자리를 비운 모기장만 출입구 앞에 남아 있기도 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올림픽공원 일대 체류 인구는 3만명에 육박했다. 10~30대 비중이 60%를 넘었지만, 상당수는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이었다. 태극기를 든 참가자와 공연 굿즈를 손에 든 관람객들은 같은 길목을 오갔다. 당초 핸드볼경기장을 활용하려던 축제 일부 무대는 봉쇄가 계속되면서 88호수수변무대와 우리금융아트홀로 옮겨졌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공연 관람객을 향해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쳤지만, 주최 측이 펜스와 안전요원을 배치해 공연 대기 동선을 분리하면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인근 한국체육대학교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주재한 선관위 개혁 관련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김 총리의 참석 소식이 알려지자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물리적 충돌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참가자들은 "서부지법 사태를 기억해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과 충돌 없이 평화시위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오후 10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3300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같은 날 오후 8시 공원 전체 체류 인구는 5만명 안팎까지 늘었지만, 여기에는 음악축제와 KSPO돔 공연 관람객, 일반 방문객이 대거 포함됐다.
지난 19일에는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가스총을 소지한 80대 남성과 모형 소총을 갖고 있던 40대 여성이 경찰에 제지되는 소동도 있었다. 남성은 총포 소지 허가증을 확인한 뒤 귀가했고, 여성은 모형 소총을 차량에 보관했다.
봉쇄 장기화로 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의 업무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산하 단체 관계자들은 경찰과 함께 30차례 넘게 진입을 시도했지만 무산됐으며, 현재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장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