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빗금 치면 애 기죽어요"…초등교사 절반 '참교육' 드라마 아닌 현실이다
[파이낸셜뉴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아이 자존감이 떨어지니 받아쓰기 틀린 문제에 빗금을 치지 말라"며 교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교권 붕괴의 심각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중학교보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겪는 고충이 훨씬 크다는 실증적 분석이 나왔다.
21일 연합뉴스와 교육계에 따르면 금종예 한국교육개발원(KEDI) 연구위원은 최근 '교육정책포럼'에 기고한 보고서를 통해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 응대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중학교 교사보다 뚜렷하게 높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023년(초등교사 5578명)과 2024년(중학교 교사 6779명)에 각각 실시한 '학교교육 실태조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의 68.9%가 '학부모의 민원 또는 신고 등이 걱정된다'고 응답해 10명 중 7명꼴로 민원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낀다'는 긍정 응답은 49.4%에 달해, 초등교사 2명 중 1명은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외에도 정서적 압박을 느낀다는 응답(53.4%)과 갈등으로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51.6%) 모두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1년 뒤 중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동일한 조사에서는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중학교 교사 중 학부모의 민원이나 신고가 걱정된다고 답한 비율은 44.6%로 초등교사보다 24.3%포인트 낮았다. 무력감을 느낀다는 응답 역시 31.7%로 초등교사 대비 눈에 띄게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학부모 응대에 대한 부담은 아직 교직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경력이 쌓인 베테랑 교사들도 학부모 앞에서는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경력별 응답을 살펴보면, 민원이나 신고가 걱정된다는 비율은 경력 5년 이하(78.0%), 6~10년(77.3%), 11~15년(72.6%) 등 연차가 높아져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심지어 16년 이상의 고경력 교사 집단에서도 61.6%가 민원에 대한 걱정을 호소했다.
특히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저경력 교사보다 오히려 중간 연차에서 더 심각했다. 경력 5년 이하 교사의 51.7%가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한 반면, 6~10년 차와 11~15년 차 교사들은 각각 58.1%, 56.0%로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학부모와의 갈등과 응대 스트레스는 교사들의 직업적 성취감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초등학교 교사 중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9.1%로 불만족(30.6%)보다 높았지만, 대상을 '학부모 응대에 큰 부담을 느끼는 집단'으로 좁혀보면 절반이 넘는 50.2%가 "교직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종예 연구위원은 "이번 결과는 학부모 응대의 어려움이 적응 과정에 있는 저경력 교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경력 집단이 겪는 공통적이고 구조적인 어려움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 응대 과정에서 겪는 정서적 고통이 교직 만족도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는 만큼, 교사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및 보호 방안이 지속해서 보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