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만5000 간대" 다시 '영끌' '빚투' 나선 2030
'코스피 9100'에 다시 눈뜬 청년층 '빚투'
자산·고용 양극화가 밀어낸 막막한 현실
'독주하는 국장'='최후의 사다리'로 자리매김
"영끌 청년 파산…사회적 비용 부메랑 될 것"
[파이낸셜뉴스]
22일 금융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3339억원으로 지난 4월 말(104조3413억원) 대비 4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2조1741억원)이 5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데 이어 이달에도 폭증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 2023년 8월(104조4171억원) 이후 최대치다.
청년들이 빚투 열풍에 뛰어드는 이유는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박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기업에 다니면서 자취하고 있는 임모씨(29)는 얼마 전 그동안 모은 돈 5000만원과 대출받은 2000만원을 모두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그는 "월세와 생활비를 제외할 때 100만원도 저축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평생 집 한 채 사는 것은 고사하고 결혼 비용조차 마련하기 어려울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청년층의 경제적 기반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에 속하는 가구 중 20~30대 비중은 지난 2022년 7.9%에서 지난해 15.2%로 최근 3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불안정한 고용 현실 역시 청년들을 공격적인 투자로 내모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다 보니 경제적 조기 자립에 대한 압박감이 투심을 자극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을 보면 지난 2024년 기준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 연수는 12.14년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5.68년에 그쳤다. 국내 전체 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은 264.3만명(11.9%)에 불과한 반면,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는 1950.1만명(88.1%)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이번 상승장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포모(FOMO·자기만 소외되는 두려움) 증후군'이 한몫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지난 17일까지 110.34% 폭등하며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는 11.96%, S&P500 지수는 8.3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1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통한 투자는 시장 변동성에 극도로 취약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승세가 꺾일 경우 대출금 걱정에 비합리적인 매매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빚을 져서 투자하면 손실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비대해지기 때문에 시장이 흔들릴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최악의 타이밍에 매도해 원금을 날릴 수 있다"며 "반드시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자금 범위 안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영끌 투자가 실패할 경우 개인의 파산을 넘어 사회적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깊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투자에 실패했을 경우 소득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면서 경제적 자립 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살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신용불량자 양산이나 개인회생 혹은 파산 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년 복지를 위한 공공 재정 지출 폭발 등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