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선율과 최첨단 빛의 만남… 모든 것이 예측불허
양인모·김치앤칩스 첫 협업 무대
새로운 공연 문법으로 몰입 유도
30일 GS아트센터서 펼쳐져
300년이 넘은 악기를 연주하는 클래식 연주자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예술을 하는 미디어아트그룹이 손을 잡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트그룹 김치앤칩스의 첫 협업 무대가 오는 30일 GS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김치앤칩스는 22일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GS아트센터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고 잠시 망설인 게 사실"이라며 "촉박한 시간도 부담이었지만 무엇보다 결이 매우 다른 두 예술의 결합에 대한 부담이 앞섰다. 그런데 양인모와의 첫 미팅에서 걱정은 말끔히 지워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은 "협업의 여정이 어디로 종착할지는 미지수였지만, 대화를 나누며 분명 신나고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두 팀 모두 전형적인 클래식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를 탈피하자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양인모는 "보통의 공연은 각자 연습한 뒤 두어 번의 리허설을 거쳐 무대에 오르지만, 이번에는 거의 매일이 리허설 같았다"며 "만나지 않는 시간에도 머릿속으로는 늘 김치앤칩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고 부연했다.
두 예술가가 협업의 시작점에서 먼저 내려놓은 것은 '예측 가능한 음악적·시각적 문법'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 클래식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연주 방식과 라이팅(lighting) 기법이 대거 연출된다. 이들은 서로 "우리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런 걸 해보겠냐"며 뛰는 가슴을 안고 연습실을 지켰다. 다름이란 위험 요소가 가장 강렬한 예술적 자극이 된 셈이다.
프로그램은 바로크 변주 형식의 정점인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을 중심으로, 짧은 패턴이 미세한 시간차로 반복되며 독특한 음향을 만드는 스티브 라이히의 '바이올린 페이즈' 등이 연주된다.
양인모는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의 발전과 대비,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구조 대신, 시간의 흐름과 소리의 질감, 그리고 반복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방식의 서사에 주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치앤칩스 또한 스펙터클한 서사나 일회성 이벤트를 과감히 지워냈다. 대신 시간, 공간, 음악, 공명, 빛, 그리고 관객이라는 본질적인 요소들이 무대 위에서 혼재되며, 객석 전체가 어떤 하나의 '상태'로 전이되는 몰입형 경험을 디자인했다.
양인모는 "음악가인 저에게도 이번 공연은 '나는 지금 무엇을 듣고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며 관객들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경험 그 자체에 집중해주길 당부했다.
김치앤칩스는 "어디에 도착할지 모르는 불안함과 걱정을 작품의 동력으로 삼았기에 시작과 끝이 뻔하지 않은 공연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그저 10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나설 때, 각자의 가슴속에 기분 좋게 두근거리는 불꽃 하나씩을 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바랐다.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