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송파만이 아니었다…전국 12곳 투표지 부족 선관위, 선거물품 줄폐기
전국 13곳서 투표용지 보관상자·투표록 등 폐기
송파 이어 대구·인천도...사후 검증 난항 우려
[파이낸셜뉴스] 서울 송파뿐만 아니라, 다른 전국 12곳의 선거관리위원회도 6·3 지방선거 직후 투표용지 보관상자와 투표록, 특수봉인지 등 선거 관련 물품을 잇따라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향후 사후 검증 필요성이 제기되더라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논란이 된 송파의 경우 투표지 보관상자가 법원의 증거보전 대상으로 지정됐지만 이미 폐기된 후였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투표지 부족 투표소 관할 위원회의 선거물품 등 폐기 현황'에 따르면 논란이 발생한 투표소 관할 선관위 49곳(서울 10곳·부산 7곳·대구 5곳·인천 4곳·울산 3곳·경기 11곳·강원 1곳·충북 1곳·전북 1곳·전남 3곳·경북 1곳·경남 2곳) 가운데 13곳은 지난 4일부터 10일 사이 선거물품 폐기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송파구선관위는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지 보관상자를 폐기했다가 법원의 증거보전 결정 이후에도 회수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선관위는 지난 9일 오후 1시께 해당 물품을 폐기업체에 인계했고, 같은 날 오후 1시51분 법원으로부터 증거보전 취지의 연락을 받았지만 즉시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정식 공문을 확인한 뒤 폐기업체에 문의했으나 이미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송파 외 지역에서도 선거 관련 물품 폐기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성북·노원·강서·강남구선관위가, 대구에서는 남구·달서구선관위가, 인천에서는 계양구선관위가 선거물품 폐기 작업을 진행했다. 이밖에 울산 중·남구선관위, 경기 의정부·남양주선관위, 경남 창원시성산구선관위도 선거 직후 관련 물품을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 대상에는 소형·대형 기표대 상판이나 잔여 선거공보 등 선거 종료 후 통상 정리되는 물품뿐 아니라 △사용한 회송용봉투와 특수봉인지 △선거명·내용이 기재된 인쇄물 및 선거물품 일체 △사용한 투표함 자물쇠 및 잠금핀 △투표함 뚜껑 보관상자 △잔여 투표지 보관상자 △(사전)투표소 물품세트 △반납된 투표확인증 △예비용 투표록 서식 △개표소에서 발생한 특수봉인지 △(사전)투·개표소에서 작성·활용한 미완료 서류 등 사후에 사실관계 확인이나 검증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는 물품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대구 남구선관위는 송파선관위와 마찬가지로 잔여 투표지 보관상자를 폐기했고 인천 계양구선관위는 반납된 투표확인증과 예비용 투표록 서식, 투·개표소 미완료 서류 등 일체를 정리했다. 노원구선관위는 사용한 회송용봉투와 특수봉인지, 투표함 자물쇠 및 잠금핀, 투표함 뚜껑 보관상자 등을 폐기했으며 강서구선관위는 특수봉인지와 투표함 자물쇠·잠금핀, 선거 관련 인쇄물 및 물품 일체를 정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달서구선관위는 사전투표소를 포함한 투표소 물품세트 등 각종 선거물품을 추가 폐기했고, 울산 남구선관위 역시 투표함 자물쇠와 투표소 물품세트를 정리한 것으로 명시됐다.
투표지 부족 사태는 단순 행정착오를 넘어 법원의 현장검증과 헌법소원, 형사고발로까지 이어졌다. 그런데도 사태 직후 전국 곳곳에서 관련 물품 상당수가 폐기되면서 사실관계 확인에 필요한 자료를 선제적으로 없앤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혜 의원은 "선관위가 송파 투표소뿐만 아니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던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서 관련 물품들을 일괄적으로 폐기시키면서 진상규명을 저해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송파 투표소를 포함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 91곳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