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1경원 깨워라" 日정부, 금융규제 대수술 예고
2040년 가계 금융자산 투자 비중 23%→40% 확대
온체인 금융도 육성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가계에 쌓여 있는 막대한 예금을 투자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대대적인 금융개혁에 나선다. 오는 2040년까지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펀드·채권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회사채 시장 활성화, 비상장 투자 확대, 금융규제 완화 등을 추진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여름 발표 예정인 새로운 금융전략 초안에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담았다. 핵심은 가계 금융자산 내 투자자산 비중 확대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 가계 금융자산은 2351조엔(약 2경2400조원)에 달했지만 주식·투자신탁·채권 등 투자자산 비중은 23%에 그쳤다. 반면 현금과 예금은 1140조엔(약 1경3338조원)으로 전체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투자자산 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수준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400조엔(약 3810조원)의 추가 투자자금이 시장에 유입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비상장 주식과 인프라 자산 등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유럽의 장기투자펀드(ELTIF) 제도를 참고해 개인 투자자도 성장산업과 프라이빗 에셋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기업 자금조달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회사채 발행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자산운용사의 업무 효율화를 지원해 투자상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정책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추진하는 인공지능(AI)·반도체·우주산업 등 '전략 17개 산업' 육성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민간과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전략산업 투자 자금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은행의 투자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현재 의결권 기준 5% 이하로 제한된 출자 규제를 일부 완화해 MBO(경영진 인수) 등 특정 거래에 대해서는 최대 100%까지 출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산업 전반의 규제 개편도 추진된다. 정부는 내년 정기국회에 대부업법과 보험업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은행과 증권사 간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파이어월' 규제 완화도 검토하고 있다.
AI 시대에 대응한 금융정책 마련에도 속도를 낸다. 일본 금융청은 올여름 블록체인 기반 '온체인 금융' 논의를 시작하고 AI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감독 체계와 사이버 보안 대응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가계에 쌓인 '잠자는 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여 성장산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