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선관위.."재선거 주장하지 말라"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기관보고를 받으며 본격화됐다. 선관위는 이 자리에서 정치권에 재선거를 주장하지 말라 경고하거나, 투표지 인쇄 축소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별검사 도입까지 염두에 두고 국정조사에 임하고 있는 여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회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기관보고를 받았다. 지방선거 관리를 책임졌던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등이 출석했다.
노 전 위원장과 위 대행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국조특위 위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여 여야가 질타를 쏟아냈다.
우선 위 대행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재선거 실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에 "법원의 판결에 의하지 않고 재선거를 한다는 것은 크나큰 혁명이 일어나서 국민의 뜻에 의해 기존 질서를 다 무너트리고 새로 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단언한다"며 "적어도 정치권은 재선거를 주장하면 안 된다고 본다. 더 큰 혼란이 야기될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재선거 주장은 참정권 침해에 반발해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봉쇄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런 목소리를 반영해 실질적으로 재선거를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선관위가 질책하듯 선을 그은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자당이 선관위에 선거소청을 제기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진실규명이 되지 않았고 법적 판단도 없어 선거소청을 제기해놓은 상태인데 정치권이 무책임하다는 것인가"라고 반발했고,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본인의 생각을 일반론인 것처럼 선거소청에 대해 결론 내린 듯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회의록을 들어 재선거 선 긋기의 허점을 짚었다. 김남희 의원이 제출받은 회의록 부속서류에 따르면 사무처 해석과는 "재투표 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법리 해석을 보고했다. 투표지 부족으로 투표를 하지 못한 선거인이 있어 공직선거법상 재투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 전 위원장은 투표지 인쇄 축소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축소했다. 투표지 부족 원인으로 지목된 인쇄 매수 하한을 유권자수의 60%에서 50%로 낮춘 종합관리지침 변경에 대해 노 전 위원장은 사무총장 전결 처리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짧은 보고는 받았을 것"이라며 제대로 보고받은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여야는 "말이 안 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여야는 향후 불참한 선관위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강제 출석시키고 진상을 파헤친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포착되면 특검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당장 특검 수사를 병행하자는 입장이다.
선관위 개혁 방안은 여야 모두 제시한 외부감찰 법제화 등으로 모아지고 있다. 선관위도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상임화와 독립적인 선관위 감사위 법제화를 개현안으로 제시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