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에 "감방 보내겠다" 변호사, 벌금형 확정
[파이낸셜뉴스] 성공보수를 받겠다며 의뢰인에게 형사고소와 압류를 거론한 변호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실제 채권 일부가 인정됐더라도 권리행사 방식이 사회 통념을 넘으면 공갈미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변호사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 변호사는 성공보수 지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의뢰인을 반복적으로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6년 전문건설업체 실운영자와 하도급법 위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사건에 관한 위임계약을 맺었다. 착수보수는 3000만원으로 정했고, 성공보수는 공정위 제소 결과에 따라 상대 회사로부터 받게 될 금액 구간별 비율로 산정하기로 했다. 사건의 성과에 따라 추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의로인은 이후 A변호사의 업무수행에 불만을 갖게 됐다. 그는 2018년 A변호사에게 명시적으로 위임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지는 않은 채 다른 변호사에게 변론 업무를 맡겼다. 그 뒤 공정위 위촉 감정인의 감정 절차가 진행됐고, 상대 회사는 2019년 감정 결과에 따라 17억원을 공탁했다.
의뢰인 측이 공탁금 17억원을 수령하자 A변호사는 성공보수 1억원 등을 요구했다. 검찰은 A변호사가 그해 3월부터 7월까지 15차례에 걸쳐 의뢰인을 협박했다고 봤다. 문자메시지에는 진행 상황을 보고하지 않으면 형사고소와 압류, 민사소송에 착수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수감시키겠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변호사의 행위를 권리행사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권리행사를 빙자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피해자를 두렵게 만들고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 했다고 봤다. 1심은 공갈미수죄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2심도 협박을 통한 성공보수 요구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변호사인 피고인이 의뢰인인 피해자를 협박해 공갈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안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를 고소한 점까지 고려하면 피해자가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2심은 형량을 벌금형으로 낮췄다.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A변호사에게 2695만원의 성공보수금 채권이 존재한다는 민사 판결이 확정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감형 사유로 삼았다. 이에 따라 1심의 징역형 집행유예는 벌금 2000만원으로 바뀌었다.
A변호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공갈미수죄 성립과 양형 판단을 잘못한 위법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성공보수 채권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형사고소와 압류를 앞세운 반복적 압박이 정당한 권리행사로 보호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 확정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