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의 비극···집은 많은데 빚 갚을 힘이 없다 [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다주택자가 무주택자 대비 DSR 높아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이 과도하다는 뜻
특히 3주택 이상 건전성 악화 수치로 입증
연체율 1.35%로 2주택자의 2.5배 이상
[파이낸셜뉴스] 다주택자가 무주택자에 비해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집값 상승으로 순자산은 7배에 달했지만,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 있어 소득에 비해 과도한 부채를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들이 시장금리나 주택 가격 변동에 있어서 오히려 취약하므로 선제적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주택자가 무주택자에 밀리는 것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다주택 가구의 평균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33.7%로 집계됐다. 1주택(28.1%), 무주택(23.1%) 대비 각각 5.6%p, 10.6%p 높다. 다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DTA)'은 각각 35.2%, 50.4%로 그 반대 양상을 보였다.
이는 다주택자의 자산과 비교한 빚의 정도는 양호하지만 소득을 기준으로는 무주택자보다 상환능력이 미흡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다주택 가구 내에서도 저소득층 DSR은 72.9%로 고소득층(31.4%)의 2배를 넘어서는 등 차별화됐다.
다주택자 중에서도 3주택 이상 차주의 건전성 악화는 수치로 확인됐다. 이들의 지난 1·4분기 말 평균 연체율은 1.35%로, 2주택자(0.52%)의 2.5배 이상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3주택 이상 차주가 보유한 주택의 수도권 비중이 67.3%로 높다"며 "수도권 지역 주택 매도 및 관련 대출 상환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 가구는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 금융자산을 통한 부채 대응 능력도 비교적 낮았다. 다주택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10억700만원으로 무주택 가구(1억4500만원)의 약 7배였으나, 유주택과 무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계산하면 각각 1.63배, 0.55배로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선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접근성을 유지하면 된다"며 "다주택 가구는 시장금리와 주택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와 질서 있는 주택 매도를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흔들리는 상업용부동산..금융 리스크로?
한은은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잠재된 리스크도 점검했다. 거래량 기준 상가, 오피스, 창고 등 모두 2021년 고점 달성 후 전반적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1·4분기 중 거래량은 3만6000건으로 장기평균(5만9000건)을 밑돈다.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인데, 비수도권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1·4분기 비수도권 오피스 공실률은 16.3%로, 수도권(6.5%)의 2.5배 이상이다.
이 같은 실물 경제 부실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여지도 있다. 특히 비은행이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연체율은 0.28%인 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각각 9.08%, 6.32%를 가리켰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및 부실관리 강화 등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비은행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초과 대출 비중이 50% 내외 수준이라 부동산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 대출 부시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