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마이크론 "AI 메모리 호황 안 끝났다…2028년에야 공급난 완화"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2027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마이크론은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과거 경기 사이클을 타던 메모리 산업이 AI 시대에는 장기 공급계약 중심의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메모리는 전략 자산"이라고 규정했다.

"메모리는 전략 자산…공급 부족 2028년까지"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AI 시대에 메모리는 고객들에게 전략적 자산(strategic asset)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 최대 3·4분기 실적과 더 강한 4·4분기 전망은 AI 시대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메로트라 CEO는 AI가 발전할수록 컴퓨팅 구조 자체가 더욱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학습뿐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추론 단계에서도 메모리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는 더 이상 범용 부품이 아니라 AI 인프라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한 것은 공급 전망이었다. 메로트라 CEO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에도 이어지고, 2028년에 들어서야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이 내년부터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보다 훨씬 강한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계속 앞지르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고객사들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공급 부족이 해소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공급은 2028년에 들어서야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언제 따라잡을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메모리도 장기계약 시대"

메로트라 CEO는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장기 공급계약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다년간 전략 고객 계약(MSCA·Multiyear Strategic Customer Agreements)이 마이크론 실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건에 불과했던 장기 계약은 현재 16건으로 늘었다. 메로트라 CEO는 "현재 협의 중인 계약까지 성사되면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장기 계약에서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현재 MSCA에 따른 수주 잔액은 약 1000억달러(약 155조원)에 달한다. 16건의 계약 가운데 7건은 핵심 계약으로 분류되며, 대형 계약 4건과 중형 계약 3건으로 구성됐다. 고객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수년 단위 계약을 체결한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메모리 산업의 체질 변화로 해석된다. 과거 D램과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오르면 증설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감산하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수년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요 예측이 가능해지고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AI 투자 확대…사상 최대 투자 지속"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기적인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요 증가를 감안해 2027년 이후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머피 CFO는 "기록적인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충분한 재무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4분기 매출 414억6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5.11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을 모두 웃돌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했으며, 다음 분기 매출도 490억~510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기자 정보

#마이크론 #인공지능 반도체 #메모리 공급 부족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