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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도, 투지도, 간절함도 없었다… 멕시코 덕에 간신히 '자동 탈락' 면한 홍명보호 [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비기기만 해도 32강행이었는데… 투지도 전술도 실종된 역대급 '무기력 90분'
손흥민 선발 제외 초강수 실패… 후반 총력전에도 마세코에 뼈아픈 결승골 헌납
멕시코 승리 덕분에 3위로 '기사회생'… 현지 팬 야유 쏟아진 한국 축구의 씁쓸한 민낯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 타펠로 마세코의 선제골에 얼굴을 감싸고 있다. 2026.6.25 ⓒ 뉴스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 타펠로 마세코의 선제골에 얼굴을 감싸고 있다. 2026.6.25 ⓒ 뉴스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악의 90분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는 안일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갑작스러운 몬테레이의 폭염에 컨디션 조절을 실패한 탓이었을까. 이유가 무엇이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철저히 무기력한 참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1승 2패(승점 3·골득실 -1)를 기록한 한국은 2위에서 3위로 추락했다. 반면, 벼랑 끝에 몰려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온 남아공은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하며 조 2위로 32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몬테레이(멕시코)=뉴스1) 임세영 기자 =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 론웬 윌리엄스 골키퍼가 선방 후 엎드려 시간을 끌고 있다. 2026.6.25/뉴스1 /사진=뉴스1화상
(몬테레이(멕시코)=뉴스1) 임세영 기자 =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 론웬 윌리엄스 골키퍼가 선방 후 엎드려 시간을 끌고 있다. 2026.6.25/뉴스1 /사진=뉴스1화상

이날 경기는 전술적 호흡부터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낙제점이었다. 패스와 볼 터치는 번번이 빗나갔고, 월드컵 무대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간절함이나 투지는 그라운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더위를 먹은 듯, 무엇에 홀린 듯 허둥대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홍명보 감독은 캡틴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전반전 상대의 공세를 막아낸 뒤 조급해질 후반전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완벽한 악수가 됐다. 공격의 구심점을 잃은 한국은 전반 45분 내내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다.

가까스로 전반을 0-0으로 버틴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 옌스 카스트로프, 김진규를 동시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손흥민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더해지며 잠시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치명적인 수비 집중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후반 18분, 오른쪽 수비 라인이 붕괴되며 마세코에게 통한의 선제 결승골을 헌납했다.

(몬테레이(멕시코)=뉴스1) 임세영 기자 =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 후반 남아공 쿨리소 무다우의 압박 속에 볼을 소유하고 있다. 2026.6.25/뉴스1 /사진=뉴스1화상
(몬테레이(멕시코)=뉴스1) 임세영 기자 =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 후반 남아공 쿨리소 무다우의 압박 속에 볼을 소유하고 있다. 2026.6.25/뉴스1 /사진=뉴스1화상

일격을 맞은 뒤의 대처도 실망스러웠다. 리드를 잡은 남아공이 수비벽을 단단히 세우자, 한국의 공격은 더욱 무뎌졌다. 남아공 수비진은 홀로 분전하던 이강인과 체력이 비축된 손흥민만을 집중적으로 압박했고, 한국은 이 단순한 수비 전술조차 뚫어내지 못한 채 의미 없는 시간만 흘려보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정적인 득점 기회는 단 한 차례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멕시코가 체코를 잡아준 덕분에 최하위 추락과 '자동 탈락'은 면했다는 것이다.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각 조 3위 12개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에 32강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아직 '경우의 수'라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지만,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봐야 하는 비참한 처지로 전락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멕시코 현지 팬들은 붉은 악마와 함께 열띤 '꼬레아'를 연호하며 응원을 보냈으나, 졸전 끝에 허무하게 무너지자 뼈아픈 탄식과 거센 야유를 쏟아냈다. 월드컵 단골손님을 자처하지만, 여전히 아시아의 우물 안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축구의 씁쓸한 현주소가 몬테레이의 밤하늘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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