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결과는 내 책임" 고개 숙인 홍명보… 비기면 가는 길 제 발로 걷어찼다 [2026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비기기만 해도 거머쥘 수 있었던 32강 자력 진출 티켓이 허무하게 허공으로 날아갔다. 최악의 졸전 끝에 벼랑 끝에 내몰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은 모든 화살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충격패를 당했다.
단 1점의 승점만 추가해도 조 2위를 확정 지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LA)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승 2패(승점 3)를 기록, 멕시코(승점 9)와 남아공(승점 4)에 이어 조 3위로 주저앉았다. 한국이 32강 토너먼트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 안에 포함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피 말리는 '경우의 수' 지옥에 빠졌다.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에 나선 홍명보 감독의 표정은 무겁고 참담했다. 홍 감독은 90분 내내 이어진 무기력한 플레이의 원인으로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을 꼽았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 전반적으로 조급함이 있었다. 그로 인해 먼저 선제 실점을 내준 부분이 가장 아쉽다"며 뼈아픈 실책의 순간을 되짚었다.
하지만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변명은 없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선수들을 감싸 안은 뒤, "결국 결과가 아쉬운 것은 온전히 감독인 나의 책임이다"라며 모든 패배의 짐을 스스로 짊어졌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명적인 악재까지 발생했다. 한국 수비의 핵이자, 박지성 해설위원이 이번 경기의 키플레이어로 꼽았던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부상 소식이다.
이날 선발 출전해 수비진을 조율하던 김민재는 실점 직후인 후반 21분, 박진섭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단순히 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전술적 교체가 아니었다. 홍 감독은 김민재의 교체 상황에 대해 "종아리 쪽에 부상이 발생해서 부득이하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한국이 극적으로 와일드카드 티켓을 쥐고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대체 불가 자원인 김민재의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홍명보호의 남은 여정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