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세수 늘려 재분배'..첫발은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
반도체 초과세수로 국부펀드 조성
"30년 후 1인당 62만원 받는다"
이재명 표 '기본소득' 탄력받을까
재분배 정책 위한 증세 기조도
포괄과세로 미실현이익도 과세?
[파이낸셜뉴스] 범여권의 재분배 정책 활성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반도체 산업 활황에 따른 초과세수 활용 방안 고민이 본격화해서다. 또 추가 세수를 위한 미실현 이익 과세 등 세제 개편 주장도 제기돼 재분배 정책 활성화를 위한 증세 기조도 덩달아 감지되고 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2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과 함께 국회에서 '반도체산업 초과세수 공유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내 반도체산업 활황으로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등에서 초과세수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주로 논의했다. 특히 국민배당형 국부펀드 조성에 반도체 초과세수를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목이 쏠렸다.
오준호 기본소득정책연구소장은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 호황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닿지 않고 있다"며 "이익이 모두에게 흐르도록 국민배당형 국부펀드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반도체 초과세수 등 연간 약 100조원을 국민배당형 국부펀드에 투입해 초기 10년 수익을 재투자하면 국민 1인당 매월 10만8000원, 20년 뒤에는 29만원, 30년 후부터는 62만원이 지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언급을 시작으로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국민배당금'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평소 정책적 소신인 기본사회·기본소득 정책의 일종으로 볼 여지도 있다.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이 범여권의 재분배 정책 실현의 한 축으로 작동 중인 상황에서 또 한 축으로는 증세 기조가 읽힌다.
범여권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자산소득 과세 공백과 소득세 포괄주의 전환 모색 토론회'를 열고 보유 자산 가치의 증가분을 소득으로 간주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도 과세하는 이른바 '포괄과세'를 검토를 시작해서다.
포괄과세 개념을 떠받치는 근거는 '순자산증가설'이다. 지금처럼 발생한 소득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의 순자산증가분에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커졌다면 차익 실현을 하지 않았더라도 커진 자산 가치만큼 과세하는 것을 의미한다.
토론에 참가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융·파생상품, 가상자산 등 경제적 이익은 기존 소득 분류 경계를 쉽게 넘나드는데 법적으로 열거된 소득 유형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세하지 않으면 조세회피 유인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정 기간 납세자의 경제력 증가를 기준으로 소득을 파악한다면 납세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찾기보다 수익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조세중립성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처럼 개별 소득 분류 기준이 아니라 납세자가 보유한 전체 자산과 이에 대한 증가분을 기준 삼아 포괄적으로 과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이같은 포괄과세로 세제 체계가 전환된다면 사실상 증세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현재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미실현이익에도 과세가 이뤄져서다.
결국 이를 모두 종합하면 현재 범여권은 '중(重)부담·중복지' 기조 하에 재분배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보다 과감한 제안을 띄우고 향후 정부 차원의 논의를 주문하며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가겠다는 구상이다.
gowell@fnnews.com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