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내고 응원했는데..." 홍명보호 무기력 패배에 광화문 3만 인파도 함께 펑펑 울었다
광화문 메운 3만 인파의 붉은 눈물… 0-1 무기력한 졸전에 쏟아진 탄식과 절망
[파이낸셜뉴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3만 명의 간절한 외침도 기적을 만들지 못했다. 연차를 내고,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무기력한 패배 앞에 끝내 허탈한 눈물을 떨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무승부만 거둬도 32강에 순탄하게 직행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1승 2패(승점 3)를 기록한 한국은 멕시코(승점 9), 남아공(승점 4)에 밀려 조 3위로 추락했다. 3경기 연속 선제 실점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태극전사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마저 28위로 곤두박질치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경찰 추산 3만여 명의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운집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목청 높여 '대~한민국'을 연호했지만,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경기력은 시민들의 끓어오르는 응원 열기에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단 한 개의 유효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결국 버티던 수비벽은 후반 18분에 무너졌다. 오른쪽 측면이 허무하게 열리며 수비진에 균열이 생겼고, 체팡 모레미의 패스를 받은 타펠로 마세코의 낮고 빠른 슈팅에 뼈아픈 결승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광장을 가득 채웠던 축제의 열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대다수 시민들은 깊은 탄식과 짜증 섞인 표정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고, 곳곳에서는 믿을 수 없는 패배의 충격과 아쉬움에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는 팬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끝까지 믿고 응원했던 팬들의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순간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유리한 고지를 스스로 걷어찬 홍명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선제 실점을 내주며 선수들이 경기 운영에 조급함을 느꼈다"며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아쉬운 것은 전적으로 감독인 나의 책임"이라며 패배의 탓을 온전히 자신에게 돌렸다.
운명은 이제 남의 손에 맡겨졌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는 12개 조 1, 2위가 32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12개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만이 막차를 탄다.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 이어 페어플레이 점수까지 따져야 하는 피 말리는 '경우의 수 지옥'이 광화문의 붉은 눈물 위로 무겁게 드리워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