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후 사이드카 10회…"추가 규제 필요해"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한 후 코스피 시장에 프로그램 매수효과 일시효력 정지(사이드카) 조치가 10차례나 발동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9차례 발동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2회)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앞으로 3차례만 더 발동하면 당시 기록을 넘어선다.
시장에서는 지난 5월 27일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변동성 확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상장 이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10회다.
블룸버그도 최근 한국 변동성 확대 원인으로 레버리지 ETF를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소폭 하락으로 시작된 움직임이 급락으로 이어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25억 달러 이상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매도했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관련 매도세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은 단일종목 ETF 상장 이후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코스피 시장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3월 7회, 4월 3회, 5월 6회였지만 6월에는 이미 9회를 기록했다. 중동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3월보다도 시장 변동성이 커진 셈이다.
코스콤체크에 따르면 지난 24일 16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대금은 19조 3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상품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25일에도 16조원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상장 이후 사실상 매일 수십조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이 기대했던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유도해 환율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환율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상품이지만 효과는 별로 없고 부작용만 낳았다"며 "어떻게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반성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신용융자를 제한하고 있다. 파생상품 성격이 강한 만큼 추가 레버리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매수 고객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행사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투자 진입 장벽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1000만 원인 최소 예탁금 기준을 1500만 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투자자별 거래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한해 하루 거래 규모를 제한해 과도한 매매를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상품이 시장에 미칠 전반적인 파급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실상 정책적 판단에 의해 도입된 측면이 있다"며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시장 영향에 대한 정교한 분석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정 작용만으로는 현재의 과열 현상이 쉽게 완화되기 어렵다"며 "투자자별로 1일 거래 한도를 설정하는 등 강제적인 조치가 있어야 거래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