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도 삼성전자만?...'빚투' 판이 바뀌었다
전체 신용융자 비중 코스피 63%→77% 확대…코스닥 37%→23% 축소
리스크 관리 강화 속 신용자금 코스피 집중
[파이낸셜뉴스] 사상 최대인 38조원을 넘어선 신용융자 잔고가 증시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신용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것이 아니라 코스피 대형주로 집중됐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의 신용융자 잔고는 38조6328억원으로 올해 초(1월 2일) 27조4207억원보다 11조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흐름이 극명하게 갈렸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는 같은 기간 17조2354억원에서 29조7543억원으로 12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반면, 코스닥은 10조1852억원에서 8조8785억원으로 약 1조3000억원 감소했다. 늘어난 신용이 사실상 코스피로 집중된 셈이다.
전체 신용융자에서 유가증권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약 63%에서 최근 77%까지 확대됐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비중이 37%에서 23%로 축소됐다. 이는 신용자금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의 배경으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운용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스크 관리 강화 과정에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중심으로 신용공여가 이뤄지면서 자금 쏠림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형주 신용공여를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신규 신용공여나 만기 연장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사례가 적지 않다"며 "반면 유동성과 담보가치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신용 이용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개인 자금이 자연스럽게 이들 종목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종목은 신용 만기가 돌아오면 상환이나 매도를 선택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반면 신규 신용을 활용해 재진입하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결국 개인 자금이 대형주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이동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간 수급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신용융자 규모 자체보다 코스피와 코스닥 간 자금 흐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용이 특정 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용융자 증가를 단순히 과열 신호로 해석하기보다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며 "레버리지 자금까지 특정 시장에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의 유동성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