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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이 더 편한 세단"...에어 서스펜션 얹은 볼보 S90 B5 [기똥찬 모빌리티]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250마력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탑재
에어 서스펜션으로 완성한 플래그십 승차감
동급 최장 휠베이스로 넉넉한 2열 거주성
다만 트렁크 및 머리공간은 다소 아쉬워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도심 정체 구간.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졌다 넓어지길 반복한다. 가다 서다가 이어지는데 차 안은 조용하다. 노면의 이음매를 밟고 지나갈 때도 충격은 한 박자 걸러져 엉덩이 아래로 둔하게 전해진다. 운전석보다 뒷좌석이 더 편한 차.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이다.

세단의 입지가 좁아진 시대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밀려 볼보의 중형 세단 S60도, 준중형 S40도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이제 브랜드에 남은 세단은 준대형 S90 하나뿐이다. 그 마지막 세단이 2차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돌아왔다. 지난달 3일 동안 서울 시내 위주로 S90 B5 울트라를시승했다.

S90은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2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외형의 큰 틀은 그대로 두되, 디자인 디테일과 사용자 경험(UX), 실내 소재를 손봤다. 파워트레인 구성도 유지했다. 완성된 차의 골격은 두고 시대에 맞춰 안을 다듬는 쪽을 택한 셈이다.

앞모습에서 가장 달라진 건 그릴과 헤드라이트다. 수직형이던 그릴은 사선형으로 바뀌었고, 질감은 유광에서 무광으로 정리됐다. 헤드라이트에는 볼보 최초로 매트릭스 LED가 들어가 한층 얇아졌다. 점등 시 빛이 그리는 형상은 볼보가 '토르의 망치'라 부르는 상징이다. 후면 테일라이트도 전면과 같은 토르의 망치 형태로 통일하고, 내부 크롬을 어둡게 처리했다. 다크 테마를 고르면 그릴 테두리와 도어 가장자리까지 블랙 하이그로시로 바뀐다. 시승차에는 20인치 10-스포크 글로시 블랙 다이아몬드 컷 휠이 끼워져 있었다.

차체는 전장 5090mm, 전폭 1890mm, 전고 1455mm다. 휠베이스는 3060mm. 벤츠 E클래스(2960mm)보다 한 뼘 길고, 동급 세단을통틀어 가장 길다. 길게 뻗은 보닛과 완만하게 떨어지는 지붕선이 만드는 비례는 페이스리프트로도 흔들리지 않았다.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문을 열면 분위기가 바뀐다. 볼보가 '스칸디나비아 리빙룸'이라 부르는 실내다. 수평으로 낮게 깔린 대시보드에 우드 데코와 재활용 폴리에스터 텍스타일이 조합됐다. 화려하게 채우기보다 덜어내는 방식이다. 운전대 옆 크리스털 기어노브는 250년 역사의 스웨덴 오레포스가 만든 것으로, 손이 닿을 때마다 시선이 한 번 더 간다.

실내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11.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다. 기존 9인치에서 커졌고, 매립형에서 돌출형으로 바뀌어 가독성이 높아졌다. 칩셋도 퀄컴 스냅드래곤으로 교체돼 응답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졌다. 지도를 손가락으로 돌려보니 화면이 매끄럽게 따라왔다.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과 누구 오토 음성인식에 더해, 네이버의 차량용 웨일 브라우저가 새로 들어갔다. 홈 화면에 웹페이지를 바로가기로 저장해, 별도 앱 없이 OTT나 SNS를 띄울 수 있다. 12.3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갖췄다.

시트는 나파 가죽이다. 전동식 럼버 서포트와 쿠션 익스텐션, 사이드 서포트, 마사지, 통풍 기능을 갖췄다. 등과 허리를 면으로 받치다가 마사지를 켜면 낮게 주무르는 진동이 더해진다. 짧은 시승에도 몸을 받치는 결이 단단한 쪽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차의 무게중심은 뒷좌석에 있다. 동급 최장 휠베이스 덕에 1열을 조정하지 않아도 2열 무릎 공간이 넉넉하다. 다리를 앞으로 뻗어도 앞 시트에 닿지 않는다. 울트라 트림에는 뒷좌석 가운데로 내려오는 럭셔리 암레스트와 전동식 측면 선블라인드, 리어 선커튼이 들어간다. 열선과 통풍 시트도 뒷좌석까지 적용된다. 운전기사를 두고 뒤에 타는 '쇼퍼 드리븐'으로 써도 어색하지 않은 구성이다.

주행 감각의 핵심은 에어 서스펜션이다. 울트라 트림에는 후륜 에어 서스펜션과 액티브 섀시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초당 500회씩 차체와 노면, 운전자의 상태를 읽어 댐퍼를 조절하는 구조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이음매를 넘을 때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그러면서도 출렁임이 길게 남지 않는다. 독일 세단 특유의 단단함과는 결이 다르고, 무르게 흐물거리지도 않는 중간 어디쯤이다. 안락함에 무게를 두되 그 안락함이 멀미로 번지지 않도록 잡아둔 세팅이다.

B5는 48V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다.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와 48V 배터리를 더해, 제동 때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하고 출발을 보조한다. 순수 전기만으로 달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와는 구조가 다르다. 전기 주행을 기대할 시스템은 아니라는 뜻이다. 대신 스타트·스톱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가다 서다가 잦은 도심에서 효율을 보탠다. 최고출력은 엔진 250마력, 모터 10kW다. 정지에서시속 100km까지는 7.2초가 걸린다.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볼보 S90 B5 울트라. 사진=김동찬 기자.

서울 시내 위주로 짧게 타본 인상은 '충분하되 넘치지 않는다'였다. 신호가 바뀌고 출발할 때나 도심 흐름을 따라갈 때는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속도를 빠르게 올릴 때는 4기통 엔진음이 실내로 올라오는 순간이 있었다. 250마력은 1835kg의 세단을 일상에서 끌기에 모자라지 않지만, 강한 가속을 앞세우는 성격은 아니다. 이 차의 무게는 가속이 아니라 안락함에 실려 있다.

전륜구동(FWD)에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스티어링은 가벼운 편이라 도심에서 차를 다루기 편하다. 복합 연비는 11.5km/L(도심 10.0·고속14.2),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8g/km로 4등급이다. 연료탱크는 60L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만큼 연비는 평이한 수준으로, 효율보다는 주행질감과 정숙성에 초점을 둔 파워트레인으로 읽는 편이 맞다.

안전은 볼보가 가장 앞세우는 영역이다.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주변을 살피는 '안전 공간 기술'이 기본이다. 파일럿 어시스트, 차선 유지보조, 사각지대 경보, 교차로 긴급제동, 360도 카메라 등이 빠짐없이 들어간다. 공기 청정 시스템은 초미세먼지(PM2.5)를 최대 95%까지 걸러낸다고 볼보는 설명한다. 문을 닫을 때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감에서도 '안전의 볼보'라는 정체성이 읽힌다.

트렁크 용량은 436L다. 준대형 세단 기준으로는 큰 편이 아니다. 골프백을 싣고 다니는 운전자라면 한 번쯤 따져볼 대목이다. 세단 특유의 낮은 차체 탓에 머리 위 공간도 SUV만큼 여유롭지는 않다.

가격은 B5 울트라 기준 7390만원이다. 같은 B5의 플러스 트림은 6530만원, 최상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울트라는 9140만원이다. 여기에 5년·10만km 부품 보증과 소모품 교환, 15년 무상 무선 업데이트(OTA),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 5년 이용권이 기본으로 따라온다.

세단이 줄어드는 시대에 S90의 답은 분명하다. 빠른 차도, 화려한 차도 아니다. 조용한 실내와 잘 다듬은 승차감, 뒷좌석까지 챙긴 공간으로 '편안하게 타고 내리는 차'에 무게를 뒀다. 운전대를 직접 잡는 시간보다 뒤에 앉아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 매일의 출퇴근을 조용하고 단정하게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라져 가는 세단의 마지막 선택지로 들여다볼 만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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