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과 르완다 집단학살, 평화교육으로 만난다… 3개국 대학생 제주 집결
28~30일 국내외대학생 4·3평화캠프 개최
한국·르완다·부룬디 대학생 54명 참가
4·3과 르완다 집단학살 비교 학습
조천읍 4·3유적지 답사·공동추모식 진행
임문철 "폭력의 역사 넘어 공존의 미래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과 르완다 집단학살의 아픈 역사가 미래세대를 위한 국제 평화·인권 교육으로 이어진다. 국가폭력과 집단학살의 기억을 비교하고, 화해와 회복의 과정을 함께 배우는 청년 교류 프로그램이 제주에서 열린다.
29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주한르완다대사관, 지구촌나눔운동과 함께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간 '2026 국내외대학생 4·3평화캠프'를 개최한다.
이번 캠프에는 르완다 유학생 24명, 부룬디 유학생 5명, 한국 대학생 25명 등 모두 54명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1948년 제주4·3과 1994년 르완다 투치족 집단학살의 역사, 이후의 화해와 공동체 회복 과정을 함께 살펴본다.
제주4·3은 국가폭력과 이념 대립 속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르완다 집단학살은 1994년 약 100일 동안 벌어진 대규모 학살로, 국제사회가 증오와 폭력이 공동체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다시 묻게 한 사건이다. 발생한 시기와 공간은 다르지만, 두 사건 모두 기억과 진실 규명, 피해자 회복, 공동체 재건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점에서 함께 논의할 의미가 크다.
캠프는 한화리조트 제주 한라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제주4·3과 르완다 집단학살 희생자 공동추모식, 이론 교육, 현장 답사, 참가자 교류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현장 교육은 조천읍 일대 4·3 유적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참가자들은 종남밭, 북촌리, 함덕 서우봉 등 제주4·3의 대표적 기억 공간을 찾아 당시의 역사와 희생, 지역 공동체가 겪은 상처를 직접 배우게 된다.
이번 캠프의 핵심은 서로 다른 비극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화교육의 언어로 다시 연결하는 데 있다. 참가자들은 제주4·3과 르완다 집단학살을 통해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의 구조를 이해하고, 피해자의 기억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 다음 세대가 어떤 방식으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이어갈 것인지 토론한다.
이번 행사는 제주4·3평화재단과 주한르완다대사관, 지구촌나눔운동이 지난해 12월 체결한 평화·인권 교육 협력 업무협약의 후속 사업이다. 세 기관은 당시 제주4·3과 르완다 집단학살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교육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협약 이후 처음 추진되는 공동 교육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주4·3이 화해와 상생의 가치로 세계와 만나는 과정, 르완다가 집단학살 이후 회복과 통합을 추진해 온 경험을 함께 조명하면서 제주형 국제 평화교육 모델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4·3평화재단은 제주4·3의 역사적 교훈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해 국제 평화교육과 학술교류, 해외 전시, 문화사업 등을 이어가고 있다. 재단은 이번 캠프를 계기로 제주4·3의 세계화와 평화·인권 가치 확산을 위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4·3과 르완다 집단학살은 시공간은 다르지만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라는 공통의 아픔을 지닌다"며 "이번 캠프가 평화·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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