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가 절반 농약 7350병 불법 유통… 제주 무등록 판매조직 검찰 송치
제주자치경찰, 농약관리법 위반 혐의 2명 송치
공급·판매 역할 나눠 1년 넘게 제초제 판매
2025년 1월부터 4076만원어치 유통 확인
농약판매관리인 없이 안전사용 안내 공백 우려
자치경찰 "먹거리 안전 직결, 무등록 유통 단속"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농약 판매 등록 없이 시중가의 절반 수준으로 제초제를 유통한 무등록 판매조직이 자치경찰에 적발됐다. 농약은 사용량과 살포 방법, 안전사용기준이 먹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품목인 만큼 무등록 유통이 반복될 경우 농업 현장의 안전관리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농약판매업 등록 없이 농약을 판매한 A씨(63)와 B씨(74)를 농약관리법 위반 혐의로 적발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농약관리법상 농약을 판매하려면 관련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약판매관리인이 사용방법과 안전사용기준 등을 안내하도록 한 것도 오남용을 막고 농산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사건은 등록 판매망을 거치지 않은 농약이 장기간 유통됐다는 점에서 농약 유통질서와 안전관리 체계를 흔든 사례로 볼 수 있다.
자치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역할을 나눠 2025년 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제초제 7350병, 약 4076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무등록 상태에서 농약을 판매했고, B씨는 농약 공급과 판매실적 관리를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판매한 농약은 일반 판매업소에서 취급하는 동일·유사 제초제보다 약 50% 저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농약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농업인은 한 차례 살포 때 50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어 수요가 꾸준히 형성된 것으로 자치경찰은 보고 있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무등록 판매 과정에서는 농약판매관리인에 의한 사용방법, 희석배수, 살포 시기, 안전사용기준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농약을 잘못 사용하면 농작물 피해뿐 아니라 잔류농약 문제, 인근 농지와 수계 오염, 농업인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자치경찰은 판매장부와 금융거래내역, 제조업체 거래자료, 배송기록, 구매 농업인 진술, 차량 운행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범행 구조를 확인했다. 또 성분검사 등을 통해 유통된 제품의 실체와 판매 정황을 들여다봤다.
이번 사건은 농촌 현장에서 가격 부담이 큰 농자재를 둘러싸고 비정상 유통망이 파고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령 농업인과 소규모 농가는 가격 차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농약은 일반 생활용품과 달리 등록·보관·판매·사용 단계에서 관리가 필요한 품목이다. 합법적인 판매망을 벗어난 유통은 결국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농약관리법은 무등록 농약 판매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송행철 제주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농약은 먹거리 안전과 직결돼 유통 관리가 필수"라며 "무등록 판매 단속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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