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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만 늘고 사람은 그대로…삼일PwC "경영 전문가 사외이사 키워야"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제공.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업 내 사외이사가 여러 위원회를 맡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전문성과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잡해진 경영환경에 대응하려면 이사회 규모를 키우고 사업·경영 경험을 갖춘 사외이사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9일 삼일PwC 거버넌스센터가 발간한 '거버넌스 포커스 제36호'에 따르면 미국 S&P500 기업의 이사회 규모는 2025년 기준 평균 10.7명(사외이사 9.2명)인 반면 국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평균 7.5명(사외이사 4.5명)에 그쳤다. 이번 호는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이사회 규모와 구성'을 주제로 국내 기업 거버넌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담았다.

조 교수는 무엇보다 '작은 이사회' 자체보다 역할의 과부하를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은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지속적으로 늘려왔지만 이사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일부 이사는 4~5개 위원회를 동시에 맡거나 전문성과 무관한 위원회 활동까지 수행하면서 위원회 본연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위원회마다 요구되는 전문성이 다른 만큼 한 명의 이사가 여러 위원회를 겸직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 특성에 맞게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고 위원회별 전문성을 고려한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사외이사 비중만 높인다고 거버넌스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국내 사외이사는 전직 관료와 교수, 법률 전문가 비중이 높은 반면 실제 기업 경영과 산업 경험을 갖춘 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때문에 사내이사 비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업과 경영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확대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효과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한 핵심 원칙으로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제시했다. 사외이사 후보 선임 과정에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기능 중심이 아닌 사업 이해도를 갖춘 경영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별과 연령, 국적, 전문 분야 등 다양한 배경을 갖춘 이사회 구성도 의사결정의 질과 리스크 대응 역량을 높이는 요소로 꼽았다.

또 기업 전략에 필요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이사회 역량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BSM) 도입 확대도 주문했다. 미국 S&P500 기업의 BSM 공시 비율은 2020년 38%에서 2024년 73%로 크게 늘었지만 국내 기업의 활용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보고서는 BSM을 활용해 이사회 역량을 점검하고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왕건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장은 "효과적인 이사회는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단순히 이사회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BSM 기반의 전략적 구성과 경영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군 육성을 통해 실질적인 거버넌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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