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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생태계 연간 가치 34조 원…식량·담수·탄소흡수 등 6개 분야 첫 화폐화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기후에너지환경부. 2025.11.18. yeodj@newsis.com /사진=뉴시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기후에너지환경부. 2025.11.18. yeodj@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우리나라 생태계의 현황과 변화 추세, 생태계서비스 가치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제1차 국가 생태계 평가보고서'를 6월 29일 발간했다. 2020년을 기준 시점으로 지난 30년(1990~2020년)간 국내 생태계 변화를 진단하고, 향후 30년(2020~2050년)의 미래 전망을 담은 국내 최초의 국가 단위 종합 평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생태원, 생태학·환경경제학·기후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0여 명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간 34조 원…식량·담수가 전체의 90%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생태계가 국민 삶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화폐 단위로 환산한 최초의 시도다. 2020년 기준으로 원단위 평가가 가능한 6개 분야의 연간 가치는 약 34조 원(33조 8,730억 원)으로 추정됐다. 분야별로는 식량 공급이 15조 5,000억 원으로 가장 크고, 담수 공급이 15조 2,000억 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두 분야가 전체의 90%에 달한다. 탄소 흡수 1조 8,000억 원, 국립공원 휴양 1조 원, 에너지용 원목 2,170억 원, 원재료용 원목 1,140억 원이 나머지를 구성한다. 같은 방법론으로 16개 분야를 평가한 영국의 2023년 기준 연간 가치가 약 82조 원(410억 파운드)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평가는 항목 수가 적어 실제 총가치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0년간 생태계에 가해지는 압력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지역 면적은 172.2% 늘어난 반면, 농경지 면적은 25.8% 줄었다. 특히 논 면적은 38.8% 감소했다. 습지 면적도 최근 10년간 11.7% 줄었다. 기후변화 측면에서는 기온이 0.28℃ 상승하는 동안 극한호우 발생 횟수는 4.5배, 산불은 1.8배, 산사태는 1.7배 증가했다.

생태계 유형별 상태를 보면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산림생태계는 오래된 숲을 뜻하는 장령림 비율이 71.5%포인트 늘고 임목축적량이 331% 증가하는 등 구조적 상태는 개선됐다. 그러나 산불 발생 건수가 84.4%, 불법산림훼손 면적이 240.8% 늘어 재해 위험이 커졌다. 담수생태계는 하천 BOD와 총인(TP) 농도가 각각 47.9%, 31.5% 감소하며 수질이 개선됐지만, 외래어류 종수는 5종에서 8종으로 증가하고 호소 부영양도 지수는 6.1%포인트 올랐다. 농경지생태계는 무기질 비료 소비는 줄었지만 토양 내 인과 질소 잔류 양분수지가 각각 21.0%, 23.7% 악화됐으며 OECD 회원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탄소흡수량, 단기적으로 감소 추세 전환

생태계서비스 변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탄소흡수량이다. 30년 장기로는 13.1% 증가했지만 최근 10년 단기로는 26.5% 감소했다. 장령림 증가 등 산림이 성숙하면서 탄소흡수 효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산림·습지 생태계 복원과 탄소흡수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림의 홍수 조절 능력은 도시지역 대비 약 6.6배로 평가됐다. 식량 공급량은 0.9% 소폭 늘었지만 농산물은 15.2% 줄고 수산물(43.8%↑)·축산물(56.5%↑)은 크게 늘어 식생활 변화가 반영됐다.

미래 전망은 어둡다. 현재의 사회·경제·기술적 변화 추세가 지속되고 고탄소 시나리오(SSP5-8.5)가 적용될 경우, 기후변화에 취약한 멸종위기 식물 46종의 서식지가 2050년까지 16.2%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북방계 식물 79종의 서식지도 2.7% 감소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서식지 감소가 먹이사슬과 생태계 연결성을 훼손하고 탄소 흡수·물질 순환 등 핵심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보호지역 확대와 생태계 복원, 민간의 자발적 보전 활동 참여를 촉구했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생태계는 식량 안보와 수자원 확보, 기후위기 대응 등 국민 삶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생물다양성 회복과 생태계서비스 증진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후속보고서 작성(2026~2027년)과 국가 생태계 평가 법제화(2027년)를 추진할 계획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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