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이라 창피하다" 옌스 모친 2년 전 쓴소리, 韓 월드컵 참사 '성지' 됐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사상 첫 혼혈 국가대표인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의 모친이 2년 전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두고 남겼던 비판 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주전급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에서 철저히 소외된 카스트로프의 기용 방식을 두고, 축구계 안팎에서는 당시 모친의 발언이 '뼈아픈 예언'이 되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국내외 스포츠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2024년 7월 홍명보 감독 선임 직후 카스트로프의 어머니 안모 씨가 남겼던 댓글 캡처본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당시 안 씨는 대한축구협회(KFA)의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감독 선임 절차를 다룬 게시물에 "해도 너무하네. 한국 국민으로서 창피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방인의 시선에서조차 당시 한국 축구가 보여준 시스템의 부실함이 상식 밖이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해당 발언이 아들의 국가대표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안 씨는 댓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한국이 역대급 '황금 세대'를 보유하고도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속한 조별리그에서 1승 2패(조 3위)로 32강 진출에 최종 실패하자, 축구 팬들은 안 씨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하며 "어머니의 혜안이 맞았다", "시스템 부실을 향한 차가운 경고가 잔혹한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모친의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도 카스트로프는 지난해 9월 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 승선했다. 하지만 본선 무대에서 홍 감독은 그에게 철저하리만치 인색했다.
대회 전 9차례 A매치에서 카스트로프가 선발로 나선 것은 단 3경기에 불과했다. 본선 조별리그 1차전(체코)과 2차전(멕시코)에서는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3차전 남아공전 후반전에야 교체 투입되며 뒤늦은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전문가들은 독일 분데스리가라는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윙백 자원을 사실상 방치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형욱 해설위원은 "남아공전 전반을 뛴 이태석이 볼 터치 23회, 박스 안 터치 1회에 그친 반면, 옌스는 45분간 볼 터치 46회, 박스 안 터치 4회, 빅찬스 메이킹 1번을 기록했다"며 "받은 기회에 비해 훌륭한 활약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쉬움 속에서 첫 월드컵을 마친 카스트로프 본인은 의연한 태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꿈꿨던 월드컵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결코 잊지 못할 여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우리가 쏟아부은 노력과 희생을 생각하면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었다고 진심으로 믿지만, 가끔은 이것이 축구라는 스포츠"라며 냉혹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기자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