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한테 흉기 들고 나오라 해"…미성년자 전 연인 협박한 남성[사건실화]
이별 대화 SNS에 올리자 위협 메시지
금융사기에 계좌 제공한 혐의까지 병합돼 집행유예
[파이낸셜뉴스] "사진을 애들에게 보내겠다."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 A씨(20)는 이별 과정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B양(16)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은 스토리를 올리지 않는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내겠다며 "무슨 사진인지는 나중에 직접 확인하라"고 말했다. 위협은 B양의 가족에게까지 향했다. "다음에는 부모님 가게에 찾아갈 테니 아버지에게 칼을 들고 나오라고 해보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별 과정에서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화가 난 A씨가 사진을 퍼뜨리거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한 것이다.
A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해 4월 A씨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계좌를 빌려주면 4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계좌가 불법적인 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A씨는 상대방에게 자신 명의의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같은 달 이 계좌는 실제 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됐다. 성명불상자는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 C씨로부터 1500만원을 송금받았다.
검찰은 A씨가 불법 범행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좌를 제공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을 도왔다고 판단했다. 협박 사건과 금융실명법 위반 방조 사건은 각각 기소된 뒤 하나의 재판으로 병합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8형사단독(이세창 부장판사)은 지난 4월 15일 협박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법정진술과 B양의 경찰 진술,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토대로 협박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금융사기 피해자의 진술과 이체확인증, A씨 명의 계좌 거래내역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협박하고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사용된 계좌를 제공해 범행을 용이하게 한 뒤 대가로 400만원을 받은 만큼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도 불리한 사정으로 봤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다른 종류의 범죄로 벌금형을 한 차례 받은 것 외에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며 A씨를 선도하겠다고 다짐한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봤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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