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직전까지 "금 더 사라"…종로 금은방 피해자들 구속수사 촉구
"15년 넘게 영업하며 쌓은 신뢰 이용해"
노후자금·주택자금·결혼 예물비 피해 호소
피해자 측 "200여명·피해액 200억원 이상"
경찰 구속수사·재산 추적 요구
[파이낸셜뉴스]"사기 가해자 이씨를 당장 구속하라.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몰수하라."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앞. 서울 종로구 한 금은방에 금 구매대금 등을 건넨 뒤 돌려받지 못했다는 피해자들이 피의자 구속수사와 재산 추적을 촉구했다. 이들은 탄원서를 들고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피해자들이 제출한 탄원서와 현장 증언에 따르면 금은방 대표 이모씨(56)는 종로구에서 15년 이상 영업하며 고객들과 신뢰를 쌓아왔다. 일부 고객은 부모 세대부터 이 금은방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이씨가 순금 등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며 대금을 먼저 받은 뒤 2∼3개월 후 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구매한 금을 금은방에 맡기면 원금을 보장하고 매달 높은 '보관료'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사례도 탄원서에 담겼다.
그러나 이씨는 약속한 금을 건네지 않은 채 지난달 3일 가게 문을 닫고 잠적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2월 금을 샀지만 지급일이 지나도록 받지 못했다"며 "지난 5월에도 금값이 내렸다며 추가 구매를 권유해 15돈을 더 샀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액이 약 1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잠적 직전까지 지급 약속을 이어갔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다른 피해자는 "잠적 하루 전 어머니가 돈을 받으러 갔지만 6월 15일까지 지급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지급하지 못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각서도 받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노후자금과 주택 구입 자금, 자녀 결혼 예물 비용 등 삶의 기반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측 관계자는 "모임에 참여한 피해자의 60∼70%가 60대 이상"이라며 "평생 모은 돈이나 자녀들이 마련해 준 돈을 맡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가족 명의 계좌로 돈을 보낸 사례가 있다며 이씨 가족의 연루 여부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가족의 범행 가담 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 측은 피해자가 200여명, 피해액은 200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규모는 피해자 146명, 피해액 100억원 이상이다.
이들은 이날 피해자 48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하고 이씨에 대한 구속수사와 은닉재산 추적, 범죄수익 동결·환수, 정부 차원의 피해 구제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3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처음 접수된 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1계로 이관됐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고 출석 요구와 조사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기자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