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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붕괴' 경고한 BIS… "글로벌 금융위기급 파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례보고서 통해 위험요소 언급
AI업계 자금조달 취약성 꼬집어
"동일 자산이 담보로 반복적 제공"

세계 IT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갑자기 멈추면 세계 금융시장에 침체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AI 관련 기대 수익이 막대한 지출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현실이 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28일(현지시간) 연례 경제 보고서에서 국제 경제의 위험요소로 △AI 거품 붕괴 △물가상승 △재정적 스트레스를 꼽았다. 해당 위험들의 파괴력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와 버금갈 것으로 추정된다.

BIS는 이 중에서 AI 거품의 경우 세계 5대 데이터센터 운영사(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5년부터 2026년 말까지 1조달러(약 1544조원) 이상을 AI에 투자한다고 예상했다. 5대 기업은 미국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오라클이다. 보고서 저자들은 "수익에 대한 실망 때문에 자금 조달이 갑자기 위축되면 (AI) 자본 지출 열풍이 투자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금융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오늘날 주요 주식 시장의 조정은 과거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BIS는 AI 업계의 자금 조달 취약점을 지적하면서 AI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계열사 '순환 금융'을 언급했다. 이는 반도체 제조사와 하이퍼스케일러가 AI 개발사나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면, 지분을 판 기업들이 다시 반도체 제조사의 반도체와 하이퍼스케일러의 전산 자원(컴퓨팅 파워)을 다년간 구매하는 거래 방식이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건설은 제3자에게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탈출 조항이 포함된 장기 계약을 통해 하이퍼스케일러에 다시 데이터센터를 빌려준다. BIS는 "이러한 거래의 조건은 대개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며, 동일한 자산이 여러 번 담보로 제공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BIS의 경고를 가장 먼저 체감한 기업은 오라클이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오라클 주가는 26일 148.53달러로 마감해 지난주 대비 18.4% 폭락했다. 5거래일간 33.49달러가 빠진 것으로, 닷컴 버블 붕괴가 한창이던 2001년 8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 폭이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해 9월 시가총액 90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55% 넘게 빠졌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열악한 자금조달 구조를 언급했다. 오라클의 2026년 회계연도 자본지출은 전년 대비 162% 급증한 557억달러(약 85조원)를 기록했으나 잉여현금흐름은 -237억달러(약 36조원)로 급감했다. 총부채는 5월 말 기준 약 1300억달러(약 200조원)다.

미국 AI 기업 오픈AI의 상장 연기도 악재였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오픈AI가 기업공개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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