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길 보호 받는 홍명보·정몽규, 문체부 특별감사 대상 오르다(종합)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전략 부재로 한국 축구대표팀을 졸전 끝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을 이끈 홍명보 전 감독의 귀국을 앞두고 공항 경비가 대폭 강화된다. 최근 온라인상에 홍 전 감독을 겨냥한 살해 협박 글이 게시된 데다 비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전 감독 등 축구계 관계자들의 위법행위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특별감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경찰단은 30일 새벽 홍 전 감독과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 대표팀 관계자 등의 입국 시간에 맞춰 인천경찰청 소속 기동대 3개 제대와 공항경찰단 인력 등 총 110여 명을 인천국제공항에 배치할 예정이다.
홍 전 감독 등이 탑승한 항공편은 30일 오전 4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경찰은 입국장 주변 일반 시민과 선수단 동선을 최대한 분리하고, 다른 입국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물건 투척이나 폭행,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대표팀 측이 경찰에 별도의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홍 전 감독을 겨냥한 협박성 게시글이 올라오자,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력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날 홍 전 감독과 조현우(울산),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백승호(버밍엄시티), 김문환(대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설영우(즈베즈다) 등 선수 8명이 귀국한다.
대회를 마친 선수단이 각자의 비행 일정에 맞춰 뿔뿔이 흩어진 채 쓸쓸한 귀국길에 오른 데 대해서도 국내 비난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기 위한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되는 실정이다.
한편, 대한축구협회의 주무 부처인 문체부의 최휘영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나라 축구의 참혹한 실패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국민적 의혹을 규명하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그동안 대한축구협회가 보여준 무능과 부실, 안일함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 부조리와 비위,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 장관은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백서를 발간해 국민께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아픈 교훈으로 삼고 우리 축구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화위복의 발판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장관은 문체부의 특별감사를 철저히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보 신고창구'를 개설해 제기되는 여러 의혹과 목소리를 수렴하겠다고 했다.
홍 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2패(승점 3·골 득실 -1)로 A조 3위에 그쳤고,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32강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해 탈락했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오를 수 있던 상황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더니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했다.
'최고의 팀, 최상의 조'라는 우호적인 평가 속에 큰 기대감을 받았던 걸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봤던 남아공을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으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더니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에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은 홍 전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와 관련 체육 행정 개혁을 강조했고, 최 장관도 "대대적인 쇄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의 특별감사가 속도를 낼 경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전 감독,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 축구계 관계자들의 위법행위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감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이 전 이사는 지난 2024년 7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이후 선임 절차를 이끌었고, 국회 현안 질의 과정에서 선임 절차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추궁을 받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기술이사직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키다 지난해 5월에야 협회 조직개편 과정에서 물러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책임을 제대로 졌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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