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만원 인형 샀더니 3세 여아가?"…유럽 중고앱 '아동 매매' 의혹
[파이낸셜뉴스] 유럽의 유명 중고 거래 플랫폼 '빈티드(Vinted)'에서 아동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하며 프랑스 수사 당국이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 겉으로는 중고 장난감을 팔면서, 터무니없는 고가와 함께 어린아이의 신체 특징을 상세히 묘사한 '은어성 게시물'이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빈티드 내 아동 매매 의심 게시물을 고발하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문제의 게시물들은 평범한 중고 장난감을 판매한다고 올려두었으나, 제품 가치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결정적으로 제품 설명란에 장난감 정보가 아닌 어린아이의 나이, 키, 외모, 성격 등 구체적인 신체 특징을 적시해 의혹을 키웠다.
실제로 한 판매자는 토끼 봉제 인형을 1000유로(약 175만 원)에 등록한 뒤, 상품 설명에 '키 91㎝인 3세 여아', '몸집이 작고 금발에 파란 눈을 가졌으며 말 잘 듣는 아이'라고 묘사했다. 6000유로(약 1,000만 원)에 올라온 또 다른 장난감 게시물에는 '13세, 수줍음 많고 불안해하며 시끄러운 성격'이라는 섬뜩한 설명이 첨부됐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사라 엘아이리 프랑스 아동 고등판무관은 이를 당국에 정식 신고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엘아이리 고등판무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범죄자들에게 방치되는 것보다 엄격한 예방 원칙을 따르는 편이 낫다"며 "인신매매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책임은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은 어떤 금기 없이 밝혀져야 하며, 플랫폼 역시 책임이 있다"면서 "그 어떤 공간도 가해자들의 사냥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반면 리투아니아에 본사를 둔 빈티드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빈티드는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자체 조사 결과 해당 광고들을 아동 매매 활동과 연결 지을 만한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제품 설명에 적힌 나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대상의 연령을 의미한 것이며,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은 수집가로서의 가치이거나 가격 흥정을 위한 전술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의심 게시물의 판매자들 역시 매체에 "실제 장난감을 판매하려던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빈티드가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에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등록된 중고 아동복이 아동 성매매 조직의 은폐 수단이라는 소문이 퍼진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일부 판매자가 수영복이나 란제리 판매를 빌미로 노골적인 성적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프랑스 당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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