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때 브래지어 풀고, 가슴 터치했잖아".. 성추행 고소당한 소방대원 지망생 "억울해"
[파이낸셜뉴스] 계곡에서 의식을 잃은 여학생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다가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할 뻔했다는 한 소방대원 지망생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쓰러진 젊은 여성에게 심폐소생술 후 범죄자가 되게 생겼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응급구조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자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 소지자로, 최근 친구들과 계곡을 찾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학생을 발견했다.
지체 없이 달려간 A씨는 여학생의 보호자인 어머니의 동의를 받고 119에 신고 후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는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며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브래지어 훅을 풀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약 10~15분 뒤 의료진이 와서 인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소방대원들로부터 응급처치를 잘했다는 말을 들었고, 여학생은 호흡과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A씨는 "몇 시간 뒤 여학생 아버지로부터 브래지어 훅 푼 부분과 CPR을 실시하며 가슴 등을 터치한 것에 대해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또 갈비뼈에 금이 갔다며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겠다고 했고, 500만~8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며 "오늘 오전 중으로 와서 경찰 조사를 받으라고 하더라. 소방대원이 꿈인데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지, 또 이런 억울한 일로 전과자가 될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위급한 상황의 환자를 응급처치해 살려놨다가 성추행, 상해로 고소당해 합의금을 요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남성 구급대원이 구급차 안에서 여성 환자의 유두를 만져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있었다. 당시 구급대원은 "피해자 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흉골 문지르기를 했으나 반응이 없어 더 강한 통증자극반응검사방식인 유두자극방식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응급상황 당시 응급구조사가 그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판단해 시행하였다면 그러한 판단은 가급적 존중될 필요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표준적인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추행 유죄 판결이 나온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조항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다 생긴 문제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민사 및 형사 책임을 면제하거나 감면해주고 있다. 심폐소생술은 법에서 정한 명백한 응급처치 행위다.
A씨 역시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됐으며, 여학생 아버지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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