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유엔 '시신가방 1만개 확보'…베네수엘라 강진에 1719명 사망 "더 늘어날 수도"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상자 5000여명·이재민 1만5000여명…27개국 구조대 2000명
유엔 "폭우·여진 겹친 위험한 상황…재건까지 상당한 시간 걸릴 것"

지난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멕시코 육군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지난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멕시코 육군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 중북부를 강타한 연쇄 강진 발생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사망자가 1700명을 넘어섰다.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이 지난 만큼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엔은 시신 가방 1만개를 확보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BBC 등 외신과 유엔 등에 따르면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지난 24일 발생한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1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5034명, 이재민은 1만5866명에 달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현재까지 약 1만2000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했고 실종자 수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현지에서는 최소 5만명 규모의 실종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망자 급증 우려"…폭우 예보에 '2차 피해' 가능성도

베네수엘라 주재 유엔 상주 인도주의 조정관인 지안루카 람폴라가 화상 브리핑에 참석해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시신 가방 1만개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유엔 홈페이지 캡처
베네수엘라 주재 유엔 상주 인도주의 조정관인 지안루카 람폴라가 화상 브리핑에 참석해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시신 가방 1만개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유엔 홈페이지 캡처

유엔은 구조 작업과 함께 대규모 사망자 발생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지안루카 람폴라 베네수엘라 유엔 상주 인도주의 조정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 화상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협력해 시신 가방 1만개를 확보하기로 했다"며 "매우 안타까운 가정이지만 실제 희생자 수가 그보다 적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 현장에는 27개국에서 파견된 2000여 명의 구조대원과 160여 마리의 탐지견이 40여 개 팀으로 나뉘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72시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엔은 최근에도 잔해 속에서 생존자 7명이 추가로 구조되는 등 생존 사례가 이어지면서 구조 활동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지역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다.

이번 지진으로 라과이라주와 수도 카라카스 일대를 중심으로 약 2500채의 건물이 파손됐으며, 상당수는 완전히 붕괴됐다. 지진 이후 지금까지 500~600차례가 넘는 여진이 이어졌고, 규모 5 이상 여진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폭우까지 예보되면서 추가 붕괴와 산사태, 침수 피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람폴라 조정관은 "우리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긴급 의료지원과 식량, 식수, 위생시설, 임시 거처 제공은 물론 물류 지원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뜻한 포옹이 필요한 사람들"…심리 지원도 착수

유엔은 생존자들의 정신적 충격을 치유하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라과이라 지역에 의료·식량·식수 지원과 함께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지원센터 3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바네사 메이 OCHA 베네수엘라 국장은 "많은 사람들이 집뿐 아니라 삶의 안정감 자체를 잃었다"며 "지금은 식량과 의약품만큼 따뜻한 위로와 포옹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의 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이를 잔해 속에 남겨둔 사람들이 많다"며 장기적인 심리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엔은 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피해 지역에 대한 긴급 평가를 실시하고 학교와 병원 등 핵심 시설 복구에 우선 착수할 방침이다.

이후 잔해 제거와 이재민 재정착, 토양 안전성 조사 등을 거쳐 본격적인 재건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메이 국장은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재난 초기뿐 아니라 이후 재건 과정까지 국제사회의 관심과 연대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기자 정보

#베네수엘라 #강진 #지진 #시신가방 #유엔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