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우리 선배, 괴롭히지 마!" 日 전직 장관의 일갈... 팬들은 "당신을 기억해" 응원 [2026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책임지고 멕시코서 사임한 홍명보… 국내 배우 "양심 있으면 돈 뱉어내라" 직격
일본 거물 정치인 고노 다로 의원 X에 "우리 OB 괴롭히지 마라"
현지 언론·네티즌 "J리그 기여한 영웅, 모국 비난 안타깝다"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좌절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남기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국내 여론은 여전히 얼음장처럼 차갑다. 그러나 이 비참한 퇴장의 순간,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기류의 기묘한 동정론이 고개를 들며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조별리그 1승 2패, 조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홍 감독은 지난 2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결국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참담한 결과 앞에 국내 민심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배우 한정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연봉이라도 반납하라"며 거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패장으로 낙인찍힌 홍 감독을 향해 일본의 거물급 정치인이 직접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일본 외무상과 방위상, 디지털상 등을 역임한 자민당의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우리 OB(선배)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말라"는 글을 기습 게재했다.
고노 의원은 홍 감독이 현역 시절인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수비의 핵으로 활약했던 J리그 쇼난 벨마레의 전임 대표이사를 지낸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한국 대통령의 망연자실한 반응과 홍 감독을 '무능한 지휘관'이라 규정한 현지 속보 기사를 공유하면서, 과거 구단의 레전드였던 홍 감독을 향한 감정적인 엄호를 보낸 것이다.
일본 대중의 반응 역시 예사롭지 않다.
현지의 유명 칼럼니스트 또한 "명보, 일본에 오길 바란다. 당신의 투지를 J리그 팬들은 결코 잊지 않고 있다"며 노골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J리그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던 홍명보가 모국에서 이토록 난도질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롭다"며 "차라리 그를 일본으로 망명시키자"는 극단적이면서도 우호적인 목소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월드컵 참패의 책임 속에서 국내에서는 사퇴 압박을 넘어 연봉 반납 요구까지 마주한 쓸쓸한 사령탑.
그러나 한때 전성기를 공유했던 이웃 나라에서는 여전히 '투사'로 기억되며 이례적인 비호감 여론의 방패를 얻고 있는 이 현실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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