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브라질을 도발하며 혈투 펼친 일본… 우린 언제쯤 저렇게 싸워볼 수 있을까 [2026 월드컵]
일본 시오가이 "브라질은 과거의 팀" 당돌한 도발로 신경전 점화
분노한 브라질 상대로 96분 벼랑 끝 명승부… 패배에도 불구하고 증명한 '성장'
최근 브라질전 0-5, 1-5 한국… 상대조차 안 되는 뼈아픈 현주소 '씁쓸'
[파이낸셜뉴스] 축구에서 경기 전 기싸움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월드컵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최강 브라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감히 영원한 우승 후보의 심기를 건드리고, 그라운드에서 96분간 처절한 명승부를 펼친 일본 축구의 당돌함 앞에서, 한국 축구를 지켜보는 팬들은 묘한 부러움과 깊은 서글픔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30일(한국시간) 브라질과 일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브라질 2-1 역전승)을 앞두고 축구계는 일본의 19세 신성 시오가이 켄토의 발언으로 발칵 뒤집혔다. 시오가이는 현지 인터뷰에서 "프랑스나 아르헨티나면 모를까, 요즘 브라질이 강팀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네이마르 역시 과거의 선수일 뿐"이라며 세계 최고 팀을 향해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렸다.
일본 벤치의 '언더독' 코스프레가 아닌, 완벽한 멸시에 가까운 도발이었다.
브라질 언론은 발끈했고, '캡틴' 마르퀴뇨스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브라질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는 역전승 직후 월드컵 우승 5회를 의미하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펴 보이며 "우리는 챔피언이다. 존중하라"고 분노 섞인 세리머니를 펼쳐야만 했다.
비록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 6분에 극장골을 얻어맞고 1-2로 패하며 32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의 기습적인 선제골 이후, 분노한 삼바 군단의 파상공세를 90분 넘게 막아내며 브라질을 문자 그대로 벼랑 끝까지 몰고 갔다. 패장 모리야스 감독이 "우리는 세계 정상에 다가서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브라질 선수들이 종료 휘슬 후 진땀을 닦아내며 안도했던 이유다.
이 당돌한 도발과 96분의 혈투를 지켜보며 가장 씁쓸했던 것은 다름 아닌 우리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일본은 이미 브라질을 자신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상대로 상정하고, 마인드 게임을 걸며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칠 만큼 체급을 키웠다.
반면 우리는 어떠한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전반에만 4골을 헌납하며 1-5로 처참하게 무너졌고, 불과 작년 10월 평가전에서도 홈에서 0-5라는 참담한 스코어로 무릎을 꿇었다. 상대를 도발하기는커녕, 유니폼만 봐도 위축되어 '브라질 공포증'에 시달리는 것이 우리의 차가운 현주소다.
아예 '라이벌'이나 '위협적인 상대'로도 평가받지 못하고 일방적인 폭격의 희생양으로 전락해 버린 한국. 그리고 브라질 벤치를 도발하며 96분간 삼바 군단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일본. 한일 축구의 진짜 격차는 어쩌면 눈에 보이는 스코어가 아니라, 강팀을 마주하는 그 당돌한 배짱과 자신감에서부터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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