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듀오' 이어 티빙까지 정보유출...손해배상 두고 법조계에선 '분분'
손해배상 신청 13만명 돌파
과거 사례볼 때 10~20만원 평균
하지만 CI 유출로 더 높아질수도
일각에선 "과실 인정 어려워" 주장도
[파이낸셜뉴스] CJ의 동영상 플랫폼 티빙이 개인정보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대형 소송이 예고됐다. 로펌들이 피해자들을 모아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에 '온라인 주민등록번호'인 CI(연계정보)까지 포함된 만큼, 법조계에선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옥션 개인정보 유출' 사태 결과를 언급하면서 패소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인원은 지난 23일 기준 1953만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수치는 1300만명이었지만, 650만여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번 티빙의 유출은 기존 개인정보 유출과 다르게 CI가 포함돼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주민등록번호'로 불리는 CI는 모든 사람이 1개씩 갖고 있는 고유값이다. 국내 어느 사이트를 가입하던, 각자의 CI값은 동일하다. 개인정보 전문가들은 앞서 쿠팡이나 듀오 등에서 유출된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CI값과 대조해서 개인을 특정할 수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전문가협회장인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CI값이 있으면 기존 유출된 개인정보와의 대조 속도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로펌들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법무법인 지향은 유출 사고 직후부터 피해자들을 모집해 소송전에 돌입했다. 현재 지향이 서울중앙지법에 티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참여자는 30일 기준 10만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13만명의 피해자가 지향에 소송 참가를 접수한 상태로, 지향 측은 향후 계속해서 소송 접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향은 1인당 손해배상액을 30만원으로 설정했는데, 향후 경찰 등 수사 상황을 보고 가액을 조정할 예정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묘희·이은우 변호사는 "주민번호를 바꾸지 않는 한 온라인상에서 변경이 불가능한 CI가 유출돼, 다크웹 등을 통한 신원 도용 및 보이스피싱 등 치명적인 2차 범죄 위험이 실재한다"고 강조했다.
지향 외에도 다른 로펌들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손해배상 승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승소 가능성을 높게 본 관계자들은 귀책 사유가 회사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일반 손해배상은 중과실이 아닌 단순 과실도 인정되기 때문에, 법원도 인정할 것"이라며 "일반 손해배상은 그동안 중과실을 따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법원도 웬만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배상 금액에 대해선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의견을 전했다. 그간 판례를 고려했을 때,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손해배상금은 평균 10~20만원 선에서 책정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CI 유출 등 기존 판례와 전혀 다른 사건인 만큼, 재판부가 심각성을 인지한다면 30만원 이상도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패소 가능성을 우려하는 관계자들은 과거 '옥션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소송을 언급했다. 지난 2015년 대법원은 옥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옥션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커의 침입행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완벽한 보안을 갖춘다는 것도 기술의 발전 속도 등을 고려하면 기대하기 쉽지 않은 특수한 사정이 있다"며 "옥션이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커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만큼, 회사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정태원 LBK평산 변호사는 "회사에서 나름의 조치를 했다고 해도 해커에 의해 뚫린 사건에 대해서는 고의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며 "다른 사건들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 과실이 인정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CI 유출 부분은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문제"라고 설명했다. 즉 손해배상액 인정 전 단계에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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