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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R 중 가슴 만져 성추행"...800만원 합의금 요구받은 남학생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계곡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학생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목숨을 구했으나, 되레 성추행범으로 몰려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쓰러진 젊은 여성에게 심폐소생술 후 범죄자가 되게 생겼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응급구조학과 재학생이자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 소지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친구들과 계곡에 놀러 갔다가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계곡에서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쓰러진 중학생 추정 여학생을 발견했다.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A씨는 현장에 있던 여학생 어머니의 동의를 구한 뒤 119에 신고했다. 이어 정확한 흉부 압박을 위해 재차 어머니의 동의를 얻어 여학생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약 10~15분 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여학생은 호흡과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출동한 소방대원들 역시 A씨의 발 빠른 응급처치를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선행의 대가는 황당한 협박으로 돌아왔다. A씨는 "몇 시간 뒤 여학생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와 '브래지어 후크를 풀고 심폐소생술을 하며 가슴을 터치한 부분을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가 '갈비뼈에 금이 갔다며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겠다'고 압박하며 500만~80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소방관이 꿈이라는 A씨는 "오늘 오전 중으로 와서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 요구를 받았다. 억울한 일로 전과자가 될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응급 상황에서 사람을 살리려다 이런 일을 겪는다면 누가 선뜻 구조에 나서겠냐",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사람 생명이 오가는 상황에서 갈비뼈 골절로 보상을 청구하다니 씁쓸하다" 등의 안타까운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A씨는 이후 추가 글을 통해 자신을 향한 조사는 무혐의로 종결됐으며, 오히려 여학생 아버지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다만 온라인상에서는 A씨 사연의 일부 사실관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한 현직 소방관은 "글 작성자가 응급구조학과 재학생이면서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통상적으로 관련 학과 재학생은 졸업 전까지 1급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자격 취득이 어렵다"며 해당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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