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픽

월드컵 지켜봤다는 '벤버지'의 조언…"한, 두 사람 책임 아닌 원점에서 재건해야"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사진=뉴스1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런 사태는 통상 한, 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무대에서 34위라는 충격적인 성적과 함께 탈락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벤버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입을 열었다.

벤투 전 감독은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1부터 10까지 원점에서 다시 돌아보며 재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48개국 중 34위에 그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지만, 무엇보다 뼈아픈 건 A조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경기서 보여준 졸전에 가까운 경기력이었다.

벤투 전 감독은 "대회 기간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며 "이런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축구에서 약팀이라 여겼던 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종종 벌어진다"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또 "이번에는 한국이 그 이변을 겪었을 뿐이고, 핵심은 이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가에 있다"라고 강조한 벤투 전 감독은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자신이 이끌던 대표팀이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당시 기억을 복기했다.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 중인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 중인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사진=연합뉴스

벤투 전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 함께 팀 고유의 전술적 색깔을 확립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선수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지고, 선수들이 스스로와 그 과정을 믿게 만드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숱한 위기와 어려운 순간들을 겪어야 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을 앞둔 벼랑 끝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되짚은 뒤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굳건한 믿음"이 4년 전 16강 진출의 동력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축구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는 '일관성'을 지목했다. '원팀'으로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절대적인 시간의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4년 넘게 팀을 온전히 지휘할 수 있었던 자신과 달리, 4년 동안 4명의 사령탑을 거친 지금의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내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벤투 전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 짚어봤으면 하는 부분"이라며 "감독이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확고한 경기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협회 이사회나 수뇌부 등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안다"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조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기자 정보

#파울루벤투 #벤버지 #2026월드컵 #홍명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