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코스피 149조 던진 외국인… 하반기 매도 이어갈까
반도체株 중심 공격적 차익실현
글로벌연기금 등 재분배도 원인
시장서 비중 여전히 40% 달해
급등종목 위주 추가매도 가능성
"지수 영향 제한적일 것" 전망도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50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팔자'에 나섰다. 주가 급등에 따른 지분율 상승으로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029억원을 순매도해 9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올해 외국인의 매도세는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149조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상반기(-17조6079억원)와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상반기(-24조7661억원) 순매도액의 6~8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5~6월 매도세가 집중됐다. 지난달에만 48조6248억원을 순매도해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하루에만 7조7332억원을 팔아치우며 일별로도 최대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선 데 대해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리밸런싱(재분배) 성격이 짙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연기금·자산운용사 등은 국가별·자산별 목표 비중을 설정해 자금을 운용하는데, 비중이 늘어나면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리밸런싱에 나선다. 주가가 올라갈수록 매도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외국인의 사상 최대치 매도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93%에 달한다. 올해 초 36.65% 대비 4%p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 반도체 업종을 적극적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수는 27억4843만주로, 올해 초 대비 11.27% 급감했다. SK하이닉스 보유 주식수는 3억5948만주로 8.28% 줄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글로벌 증시 중 더 많이 오른 국가에서 차익 실현하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양호할 때 내국인이 매도하는 하락장이라면, 외국인은 오히려 매수 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순매도는 절대 금액이나 속도상으로 역대급인 것은 사실이지만, 순매도 대부분이 반도체 단일 업종에 집중된 차익실현 성격"이라며 "과거 위기 시기의 광범위한 청산과는 결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증시 비중을 공격적으로 축소하고 있지만, 지분율이 오히려 40%대로 상승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외국인 수급 압박에도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2·4분기 실적 시즌이 찾아오면서, 탄탄한 실적은 오히려 셀온의 빌미가 될 수 있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에 단기 조정·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그 폭은 고점 대비 10~15% 정도에 그치며, 상승추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성장률로는 2·4분기가 피크아웃이라는 우려가 불거질 수 있지만, 이익률이 하락하지 않는 어닝 서프라이즈와 셀온은 좋은 매수 기회"라며 "상승장의 끝을 알리는 진짜 신호는 실적 없는 기업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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