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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3조, 설마했는데 진짜 무섭다"…현실이 된 '빚투'의 공포 [개미의 세계]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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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L씨(38)는 원래 삼성전자 주주였다. 올해 초부터 적금 넣을 돈으로 주수를 늘려가며 적정 비중을 들고 있었다.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하면서 수익은 커져갔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계속되는 반도체주 랠리 속에 "반도체 더 간다", "빚내서라도 지금 더 사야 한다"라는 주변의 말에 쉽게 휩쓸렸다.

결국 L씨는 신용융자로 기존 보유량의 절반 정도를 추가로 매수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신용 비중은 20% 남짓이라 무리한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6월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극대화되며 하루 5~8%씩 출렁이는 날이 이어지자 위기가 찾아왔다. 신용융자 담보비율이 유지선 아래로 떨어졌고, 여윳돈이 없어 추가 담보를 넣지 못한 L씨는 이틀 뒤 동시호가에 해당 물량이 강제 청산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상반기 반대매매 3조1525억…6월에만 9699억

L씨의 사연은 이번 상반기 국내 증시의 어두운 이면을 압축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반대매매 규모는 3조1525억원에 이른다.

1월 2166억원, 2월 2483억원에서 미·이란 전쟁 충격이 컸던 3월 5585억원으로 급증했고, 4월 2642억원으로 다시 줄었다가 역대 최대 빚투 속 변동성이 커지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5월 7946억원이 됐다. 변동성이 극한에 치달았던 지난달, 반대매매는 9699억원에 달했다.

코스피가 4200선에서 8400선으로 두 배 오르는 동안, 강제청산 규모도 월별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함께 불어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하며 쏠림이 심해진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에 직면한 빚투 투자자들이 폭증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더 넣지 않았으면 버텼을 텐데"…담보비율 무너지자 선택권도 사라졌다

L씨가 처음부터 자기 돈으로만 투자했다면 급락장은 버텨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씨는 투자자가 선택권을 잃는 반대매매의 뼈아픈 점에 발목이 잡혔다.

신용융자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제도다.

L씨처럼 신용융자로 투자하면 보유 주식이 담보로 잡히는데, 주가가 하락해 담보 가치가 증권사가 정한 유지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담보 납부 기회를 준 뒤 담보부족 발생일로부터 2영업일째 동시호가에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급락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가격 하락 자체가 아니라 강제청산"이라고 짚었다.

FOMO와 레버리지 ETF의 아찔한 조합

이번 상반기 빚투 급증에는 수익장에서 신용융자로 추가 매수하는 패턴이 눈에 띈다.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가 작용한 탓이다. 빚투의 지표인 신용공여 잔고는 1월 초 27조원 수준에서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년 만에 11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문제는 이 심리가 가장 위험한 타이밍, 즉 고점 부근에서 가장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ETF로 증시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반대매매 충격이 더욱 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일 뉴시스에 "극심한 변동성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하고, 반대매매가 다시 변동성을 높이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같은 고변동 장세에서는 레버리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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